"文 케어, 의료 파산 막는다"
- 전혜숙 의원, 16일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위한 토론회 개최
- 김윤 교수, "비급여 의료비로 인한 빈곤층 구제에 국민, 의료계 협조 절실"
- 환자 부담금↓-비급여 중심 의료 구조 정상화...두 가지 효과 노려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위한 여당 토론회에서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향한 의료계의 집단 반발에 재고를 요청했다. 비급여 중심의 현 의료 구조를 바꿔야만 '의료비로 인한 빈곤층 전락' 즉 '의료 파산'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조혜숙 의원 주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실행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 발표를 맡은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김윤 교수는 그간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왔음에도 국민의 병원비 부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김윤 교수가 진단한 핵심 원인은 비급여 항목의 풍선 효과다. 보장성 정책을 통해 늘어난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의 폭이 비급여 항목 의료비 증가 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 김 교수는 "보장성 강화가 환자의 실질적인 병원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국민이 국민건강보험 혜택 체감할 수 있어야
김윤 교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의 성공을 위한 재원 조달 측면, 의료비 관리 측면의 설명을 이어갔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케어를 위한 자금으로 5년간 30.6조를 내다봤다. 이 가운데 국민건강보험 누적 흑자(21조)를 제한 나머지 분은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을 통한 수입 증가를 활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찬성하는 국민은 약 60% 수준인 데 반해 건강보험료 인상에 찬성하는 수준은 25%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윤 교수는 "국민들이 민간 보험이 아닌 국민건강보험 확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김윤 교수는 초음파 검사, MRI 등 검진을 위한 필수 의료 행위나 비급여로 제정된 항목을 우선 급여화하는 방책을 제시했다. 대다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서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혜택을 홍보하고 정책 추진을 위한 국민의 동의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박리다매-과잉 진료...왜곡된 의료 구조 개선해야
민간 의료 기관의 주 수입이 비급여 진료비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문재인 케어 이후 병원 경영을 걱정하는 의료계 여론이 있다. 의료계는 대안으로 수가 인상을 주장한다.
그러나 김윤 교수는 보장성 강화와 더불어 의료 기관의 수입을 보장하려면 문재인 케어와 '일차 의료 중심 의료 체계 개편'의 연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다. 수가를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보다 의료 체계 개편과의 연계를 통해 구조적, 선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논의 중인 '의료 체계 개편 권고안'의 주된 내용은 의료 기관을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지역구 중심의 동네 병원은 일차 의료 기관으로서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 비교적 흔한 질환에 대한 외래 진료를 담당한다. 이차, 삼차 전문 기관은 일차 진료가 수행하지 않는 전문 진료와 수술, 입원 등을 나누어 맡는 식이다.
최근 대한외과의사회 등 18개 개원의 단체는 이러한 권고안에 대해 "일차 의료 기관의 수술실과 입원실을 폐쇄하고 규제하는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윤 교수는 "의원급 외과 병원의 연간 수술 건수를 조사한 결과 연간 12건 이하의 수술을 하는 의원이 700개, 24건 수술을 하는 의원이 300개, 50건 이하를 하는 의원이 300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1300개 병원이 일주일에 수술을 한 건도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 우리나라 병원의 수익 구조는 '값싼 급여 항목 진료의 양을 늘리거나(박리다매 압박) 값비싼 비급여 항목 진료를 최대한 많이 행하는(과잉 진료 위험)' 것에 기대왔다. 김윤 교수는 문재인 케어와 의료 체계 개편 정책 간 연계를 통해 "단순 의료 제공량을 늘려 수익을 높이는 방식이 아닌 의료 행위의 가치를 다르게 산정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