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부족이 결혼생활 망친다 (연구)
배우자와의 다툼은 하루 기분을 망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싸우기 전날 잠이 부족했다면 체내 염증 수치까지 높아진다.
정신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저널에 실린 이번 논문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입씨름과 수면 부족의 콤보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수면장애가 있거나 잠이 심각하게 부족한 사람은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지며 이로 인해 당뇨, 암, 심장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여기에 부부 싸움까지 가세하면 건강이 더욱 안 좋아진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2일 정도 잠이 부족했을 때도 일시적으로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지 궁금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결혼한 커플 43쌍을 대상으로 이른 아침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전날 잠이 부족했던 사람은 아침시간 염증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돈, 시댁, 처가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논쟁한 부부들로 추린 결과, 전날 잠이 부족한 사람들의 염증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잠이 1시간 부족해질 때마다 염증 표지의 수치는 평균적으로 6%씩 증가했다. 하루 이틀만 잠이 부족해도 상황에 따라 염증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단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부부 싸움이라는 스트레스 요인이 염증 수치를 높이는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수면 시간과 염증 수치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잠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연구결과다.
수면 부족과 부부 싸움, 두 가지 모두 일상에서 매우 흔하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 일상을 좀 더 건강하게 보내려는 노력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만성질환 위험률을 낮추는 비결이란 것이다.
다행인 것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잠을 제대로 자고 있다면 둘 사이의 대화 방식이 좀 더 부드러워진다는 점이다. 휴식을 잘 취한 사람이 중립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건강하게 풀어나가는 전략을 쓴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충분한 잠은 신체와 정신건강을 이롭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관계를 원활하게 풀어나가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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