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의료계도 직격탄…국제 학술 대회 '파행'
부산에서 열린 의학 관련 국제 학술 대회에 참석키로 한 중국인 학자들이 돌연 대거 불참하고 등록비 환불까지 요구한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수위가 높아지면서 여파가 학계와 의료계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 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가 참석키로 했던 50여 명의 중국인 학자들이 대거 불참하는 바람에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학회 측의 초청 학자뿐만 아니라 연구 발표가 예정된 일반 중국인 참가자도 대부분 참석을 거부했다. 특히 학회 측은 ‘일반 중국인 참가자가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해 국제적인 학술 대회 진행에 차질을 빚게 만들고서도 등록비 환불을 요구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회 측은 "중국인 50여 명이 세션을 요청해 놓고도 대부분 불참하고 등록비 환불을 요청했다"며 "학회를 엉망으로 만든 것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를 해도 모자랄 판에 뻔뻔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갑상선학회 관계자는 "초청된 중국 측 학자와 일반 중국인 참가자가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해왔다"며 "일반 참가자의 경우 환불 요청이 있었지만 불참할 경우 환불이 안 된다는 규정을 들어 환불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단체로 건강 검진을 받으려던 수십 명의 중국인이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성형외과를 방문하는 중국인도 대거 줄어드는 등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의료계로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학회 측도 중국인의 갑작스런 불참이 사드 배치와 관련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반 중국인 참가자의 경우 본인들이 비용을 들여 미리 등록비를 내고 항공편과 호텔까지 예약을 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했다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학회 측 관계자는 "(학회에 참여하려 했던) 중국인은 불참 이유를 현지 사정이라고 했지만 자신들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중국 측 사드 보복의 여파가 의료계까지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진=1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오세아니아 갑상선학회'에서 발제자가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