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직후, "음식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운동을 할 때 칼로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소모시키려면 음식을 적게 먹으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런데 500칼로리 이상 소모되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땐 무조건 덜 먹는 것 역시 답이 아니다. 운동 시 칼로리 섭취량은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한 번에 500칼로리 이상 소모되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체중이 70㎏인 사람이 500칼로리 이상을 소모하려면 한 시간 이상 조깅해야 할 정도로 많은 운동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시간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면 평균적으로 440칼로리가 소모되므로 500칼로리를 소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간이나 근육 등은 최소한 1000칼로리를 에너지원으로 저장해둘 수 있다. 운동 강도가 약한 사람이라면 굳이 추가적인 칼로리 보충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에너지 보충을 위해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살이 찌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체력과 컨디션 연구(Strength Conditioning Research)저널’에 실린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평소 움직임이 적은 여성들은 연구팀의 지시에 따라 유산소운동을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 운동을 통해 소비돼야 할 칼로리 소모량의 37%만 빠지는 결과를 보였다. 일부는 오히려 체중이 늘어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에 대한 보상심리로 평소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스포츠 및 운동 의과학(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저널’에도 유사한 논문이 실렸다. 운동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운동할 때를 제외하곤 오히려 운동하기 전보다 활동량이 줄고 음식 섭취량은 늘어나는 보상행동을 보였다.
즉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음에도 체중 감량에 고충을 겪는 이유는 이처럼 식이요법을 지키기 어려운데 있다. 움직인 만큼 더 먹으려면 보상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의식적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는 ‘셀프 감시’가 필요하다.
손상된 근육과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선 운동 후 적당량의 음식 섭취도 필요하다. 운동으로 손상을 입은 근육에 연료를 공급하고, 소진된 글리코겐을 채울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식은 운동 직후 먹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테스토스테론이나 성장호르몬처럼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은 운동을 시작한 뒤 15~30분이 지난 다음 혈류를 통해 분비되기 시작한다. 또 근육은 운동 직후 글리코겐을 저장할 준비를 한다. 즉 에너지원을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선 운동하자마자 먹는 음식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단 한 끼 식사를 하듯 넉넉하게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아침이나 저녁식사 전 운동을 했다면 운동 후 정상적인 식사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식사 시간과 무관하게 운동한다면 바나나 한 개나 플레인 요거트 하나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다. 운동하고 난 뒤엔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더 먹게 되므로 미리 먹을 만큼 적당량 덜어놓는 전략도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