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폭염...직장인이 조심해야 할 질병
한 달 가까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아 더위 대신 오히려 찬바람과 싸워야 할 상황이다.
특히 올 여름은 에어컨 사용량이 예년보다 훨씬 많은데 이럴 때 실내에서만 장시간 머물다보면 탁한 공기와 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환기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환에 취약한 몸 상태가 돼버린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 정도나 되는데 이 중 약 61%에 달하는 사람들이 외부가 아닌 실내 공기 탓에 사망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도 있었다.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사무실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질병들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에어컨 바람과 건조한 실내공기로 인한 안구건조증=직장인은 업무상 컴퓨터를 바라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전자기기를 집중해서 바라보게 되면 눈을 깜박이는 시간이 줄어들고, 지속적인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공기까지 건조해지면 안구건조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자칫 가벼운 증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결막염, 각막염 등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기 어렵다면 사무실의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개인용 선풍기의 경우, 가까운 곳에서 사용하게 되면 눈으로 지속적인 바람이 가해져 눈 속 수분을 날리므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가습기를 활용해 주변 습도를 약 60% 정도로 조절하고,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틈틈이 점안해주면 눈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정섭 원장은 “여름철 습한 공기 때문에 건조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실내 공기는 에어컨으로 인해 오히려 건조한 경우가 많으므로 눈 건강을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배탈까지 초래하는 냉방병=늘어난 에어컨 사용으로 냉방병 환자도 증가 추세다. 특히 업무 시간 내내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는 직장인은 냉방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냉방병 증상으로는 눈 충혈, 두통, 콧물, 피로감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들이 많다.
심하면 위장 장애를 일으켜 설사가 동반된다. 대부분 찬바람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경우에 호전되지만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 고열과 근육통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장인은 사무실을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음식 섭취를 통해 냉방병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주고 딸기, 시금치, 파프리카 등 비타민C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외출 시에는 얇은 긴 소매 옷을 챙겨 다니고, 배를 따뜻하게 유지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인후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어컨 바람은 인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냉방 중에는 환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 세균의 농도가 높아진다.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은 에어컨은 세균이나 미세먼지를 내뿜기 때문이다.
인후염의 증상으로는 가벼운 기침, 건조감 등이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두통과 고열, 식욕 저하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에어컨 필터를 1~2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청소해 줘야 한다.
또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따뜻한 물이나 차를 수시로 마셔주고, 인후염 증세가 나타날 때는 개인 책상에 공기 정화 식물을 두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