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청소년 자궁경부암 예방, 국가지원 백신 도입
정부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다실’과 ‘서바릭스’를 국자지원 백신으로 도입했다. 보건복지부는 만12세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는 20일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예방접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3년 1월 1일부터 2004년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여성청소년에게는 6개월 간격으로 2회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이 무료로 제공된다. 복지부는 “12세 연령에서는 두 번의 예방접종으로도 자궁경부암 예방에 충분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며 “접종대상자는 원하는 백신을 선택해 무료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백신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시기에 집중적으로 접종한다. 유독 자궁경부암 백신은 소아청소년에서 접종률은 물론, 접종에 대한 인식도 낮다. 주로 40대 이상 여성에서 발생하고, HPV가 성인들만 감염된다는 오해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성접촉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HPV는 10대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도 감염될 수 있고, 갈수록 첫 성접촉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가능한 어릴 때 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중 성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초등학교 6학년에 해당하는 12.8세이다. 미국질병관리본부(CDC)는 만 11~12세를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할 최적의 연령으로 발표한 바 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고, 국내에서도 매년 3300명 정도 발병한다. 연간 사망자수는 9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암 중 유일하게 HPV백신 접종으로 70%는 예방할 수 있다.
전 세계 65개국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했고, 지금까지 2억건 이상 접종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백신안전성 자문위원회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수집된 전 세계 안전성 정보를 종합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예방접종 조달 계약이 체결된 가다실 백신을 오는 20일부터 접종할 수 있으며, 향후 조달 진행 절차에 따라 서바릭스 백신도 추가로 도입돼 무료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MSD의 가다실은 지난 2007년 HPV 16형,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HPV 6형, 11형에 의한 생식기사마귀를 예방하는 4가 백신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생식기사마귀가 가장 흔한 성매개감염병인 것을 감안하면 예방 범위가 넓다는 것이 장점이다.
GSK의 서바릭스는 가다실에 이어 지난 2008년 HPV 16형과 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2가 백신으로 국내 허가됐다. 가다실보다 예방 범위가 좁지만, 항체가가 더 높아 HPV 예방효과가 강하고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두 백신 모두 10년간 예방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복지부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지원으로 그간 1회접종에 15~18만원 가량 전액 본인이 지불해야 했던 접종비 부담이 사라져 향후 예방접종률 향상과 자궁경부암 발생률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접종 후 관찰 등 안전한 접종을 위해 몸 상태가 건강한 날, 낮 시간을 이용해 의료기관을 방문해 달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예방접종과 함께 일대일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통해 여성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서적 변화에 대한 적응을 돕고, 건강한 여성으로 자라기 위해 점검해야 할 ‘사춘기 성장발달’, ‘초경’ 관련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사업 참여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와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고, 주소지에 관계없이 이용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