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명가’ 릴리 140주년, “바이오 신약 개발 집중”
올해로 창립 140주년을 맞은 다국적 제약사 릴리가 10년 뒤 글로벌 매출의 절반을 바이오의약품을 통해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40여건의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진행 중인 릴리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상당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돼 있다.
한국릴리의 폴 헨리 휴버스 대표는 9일 서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당뇨와 항암, 자가면역질환, 알츠하이머, 통증 등 5대 중증질환 분야에 대한 해법을 끊임없이 찾아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전 세계 120개국에 4만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는 릴리의 연간 글로벌 매출액은 23조원 이상이며, 지난해 한국에서 128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실제 세계 최초의 바이오의약품을 선보인 곳이 바로 릴리이다. 1980년대 들어 단백질 의약품 분야의 시장 경쟁력과 상업화 가능성이 점차 검증되자 릴리는 바이오벤처인 제넥텍을 인수했고, 제넨텍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첫 바이오의약품인 휴물린을 1982년에 생산했다.
인체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해 만든 휴물린은 사람 몸속에 있는 것과 동일한 인슐린으로, 지금까지도 성공적인 단백질 의약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릴리는 1923년에 세계 최초로 인슐린을 출시한 제약사이기도 하다.
릴리는 이후 만성질환 탐지용 분자영상의학 복합약물 개발사인 아비드 래디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해 신경 과학과 파킨슨병, 당뇨병 등 여러 치료 분야를 다루는 진단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고, 임클론을 합병하면서 세계 5위의 바이오파마로 등극했다.
릴리는 매년 매출의 24%를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 전체 직원의 21%인 8800여명이 연구개발 전문 인력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6월 현재, 신약 후보물질 20개가 임상1상, 18개가 임상2상, 6개가 임상3상에 있다. 건선 및 폐암 치료제 2개는 미국 또는 유럽에서 허가됐고, 류머티즘 관절염과 또 다른 항암제 2건에 대한 허가 승인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당뇨와 항암, 자가면역질환, 알츠하이머, 통증 등 5대 중증질환에 대한 투자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당뇨병 치료 관련 1건, 암 치료 관련 1건, 신경정신계 관련 4건 등 총7건의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사업부 이형복 이사는 “알츠하이머 신약은 임상3상을 진행 중”이라며 “알츠하이머병이 진행 단계마다 양상이 달라 각 단계별 효과를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한미약품의 면역질환 치료제인 ‘HM71224'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 규모만 6억4000만달러, 약 7450억원에 이른다. 임상2상 진입을 준비 중인 이 신약 물질은 류머티즘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과 이로 인한 신장염, 쇼그렌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폴 헨리 휴버스 대표는 “한국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나, 정부의 관심이 많고, 혁신에 대한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는 규제환경 개선이 기대된다”며 “언제나 혁신을 추구하는 릴리는 한국 기업에서 혁신을 찾고 있고, 학계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릴리는 올해 국내에서 혁신 신약 3개를 시장에 내놨다. 진행성 위암 2차 치료제인 사이람자, 당뇨병 치료를 위한 SGLT-2 억제제 자디앙, 주1회 GLP 유사체 트루리시티 등이다.
한국릴리 대외협력부 최연아 전무는 “올해는 릴리의 혁신 신약 3개가 국내 출시되고, 창립 140주년을 맞는 때라 어느 때보다 특별한 해”라며 “혁신적인 신약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