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카나브, 복합제 시장 정조준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피마살탄 성분)’로 국내 시장을 평정한 보령제약이 카나브 패밀리의 라인업을 강화하며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 질주 태세를 갖췄다. 현재 준비 중인 복합제 개발과 출시가 모두 끝나면 국내외에서 카나브 패밀의 매출은 연간 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카나브의 두 번째 복합제인 ‘듀카브’가 지난 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허가를 얻었다. 듀카브는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인 피마살탄에 CCB(칼슘채널 차단제) 계열인 암로디핀을 결합한 복합제이다.
듀카브는 단일 성분으로 목표 혈압 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됐다. 전국 25개 대학병원에서 실시된 임상3상을 보면 단일제보다 두 자릿수 이상의 수축기혈압 감소효과를 보였고, 혈압조절률도 약 50% 우수했다.
듀카브의 안전성은 단일제와 비슷한 프로파일을 기록했다. 두 가지 계열의 성분을 한 알에 담아 복약 순응도 역시 개선했다. 듀카브 개발을 총괄한 보령제약 서울연구소 최성준 소장은 “카나브 CCB 복합제는 고혈압약의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밝혔다.
카나브는 올해 복합제 라인업이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나브 단일제에 이어 2013년 출시한 이뇨복합제인 ‘카나브 플러스’와 이번에 CCB 복합제 듀카브로 2제 복합제 라인업을 촘촘히 짰다.
고혈압약은 크게 이뇨제와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베타차단제, 혈관확장제 등으로 나뉜다. 요즘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ACE)나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 칼슘채널 차단제(CCB) 계열의 혈관확장제들이 주로 처방된다.
1조4000억원 규모인 국내 고혈압약 시장에서 ARB 단일제가 25%, ARB계열 복합제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복합제에서는 ARB와 CCB 복합제가 매년 15%의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의 허가신청도 마쳤다. 카나브의 고지혈증 복합제는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이러면 카나브 단일제, 카나브 이뇨복합제, 카나브 CCB 복합제에 이어 카나브 스타틴 복합제로 확고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스타틴의 당뇨병 유발 위험을 경고했지만, 위험이 과다 추정됐을 수 있고, 스타틴 치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대한당뇨병학회의 우려로 안전성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이다. 보령제약은 현재 피마살탄에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더하는 ARB, CCB, 고지혈증 3제 복합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3제 복합제를 포함한 카나브 패밀리 출시가 완료되면 국내외에서 매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단일제와 이뇨복합제인 카나브 플러스를 스텐달사를 통해 멕시코 등 중남미 13개국에 기술 수출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과는 카나브 단일제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인 쥴릭파마와 손잡고 동남아 13개국 진출의 길을 텄다. 카나브 단일제에 이어 지난달에는 카나브 플러스도 쥴릭파마와 계약했다.
지난해 8월 멕시코에서 순환기내과 주간 처방률 1위를 기록한 카나브는 글로벌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단일제는 현재 중남미 13개국 중 8개국에서 허가됐고, 이뇨복합제도 멕시코에 이어 지난 4월 엘살바도르에서 허가를 받았다. 카나브 단일제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국가들에게 모두 발매허가가 떨어질 예정이다.
지난달까지 카나브 단일제와 이뇨복합제의 기술수출을 통한 라이선스료는 2375만달러이며, 공급금액은 총 3억2435만달러에 이른다. 보령제약 최태홍 사장은 “단일제로 구축된 시장의 신뢰성과 허가 임상을 통해 확인된 임상적 가치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복합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