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유통’ 광동제약, 전문약 시장에 무게추

‘음료 유통’ 광동제약, 전문약 시장에 무게추

 

음료 유통에 치우쳤던 광동제약이 전문약 부문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제약산업이 전문약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라 자연스러운 행보이기는 하나, 캐시카우인 삼다수 생수의 판권 계약이 내년에 만료될 예정이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제약에서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우황청심원과 쌍화탕 등 한방제제 일반약으로 성장해온 광동제약은 외환위기로 휘청거린 사세를 비타500으로 반등시켰다.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 2012년 말에 제주도개발공사로부터 삼다수에 대한 판권을 확보하면서 유통부문의 매출이 급성장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삼다수의 판권이 회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수시장의 45%를 점유하며 연간 1500억원어치가 팔려나가는 삼다수는 광동제약 매출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계약 만료 후 판권이 회수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광동제약은 제주도개발공사와 4+1년 계약을 맺어 일단 최대 내년까지 판권을 유지할 수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삼다수가 출시된 지 1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연말에 할인 행사를 벌였을 만큼 광동제약이 삼다수 추가연장 계약을 위한 판매목표를 달성하려 애를 쓰고 있다”며 “과거에 삼다수의 판권을 가졌던 농심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판권 만료 후 재계약을 낙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광동제약은 최근 전문약 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영업력 등 핵심역량을 키워가기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6월 GSK의 소아백신 8개 품목에 대한 판권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비만 신약인 콘트라브의 품목허가를 승인받고,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광동제약이 예상하는 올해 백신 판매액은 400억원. 곧 선보일 비만약 콘트라브도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기대치가 높다. 콘트라브는 향정신성약이 아니라서 8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도 경쟁약보다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미국의 오렉시젠 테라퓨틱스와 콘트라브의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었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비타500 등 주요 품목들의 견고한 성장세와 백신 판매, 콘트라브 국내 독점판매권 획득을 통해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광동제약은 음료 유통과 의약품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라는 트리플 원(triple 1)을 달성하겠다는 각오이다.

하지만 음료 유통과 함께 축을 이뤄야 할 전문약 분야에서 주력 제품인 항암제 코포랑과 독시플루리닌, 비타민D 주사제 비오엔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도 못 미친다. 광동제약은 최근 4년간 평균 10종 안팎의 전문약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구매대행사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넓힌 광동제약은 M&A 효과로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할 만큼 매출이 올랐지만, 광동제약의 별도기준 매출은 5700억원 정도이다. 의약품과 식음료 유통사업에서 B2B,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다각화해도 신약 개발을 통한 뒷받침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구개발 분야에서 천연물 치매 신약이 임상2상을 마쳤지만, 제품 개발이 보류된 상태이다. 그러나 현재 임상3상을 준비하며 전 세계 판권을 확보 중인 과민성방광증후군 신약인 타라페나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고, 1상 반복임상을 진행 중인 비만 신약 개발도 주목할 만하다. 업계에서는 화이자와 아스텔라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과민성방광증후군 치료제 시장을 연간 5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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