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나온 ‘셀피’, 남들에겐 덜 매력적(연구)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 이른바 ‘셀피(selfie)’, 그 중에서도 가장 예쁘고 잘 나온 자신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셀피보다 타인이 찍어 준 사진이 더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려는 셀피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은 남자 95명, 여자 103명 총 198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셀피에 대한 자신 및 타인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먼저 피실험자들에게 평소 쇼셜미디어에 올릴만한 셀피를 찍도록 요구하고, 찍은 그 셀피 사진들을 수집했다. 또한 셀피가 아닌 사진 ‘논셀피(Non-selfie)’사진을 만들기 위해 타인(연구진 중 한명)이 이들의 모습을 찍어줬다.
셀피와 논셀피 사진이 모두 수집된 후, 참가자들은 얼마나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지 알아보는 심리 테스트를 받았다. 심리테스트는 사진 속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대해 ‘1점=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부터 ‘7점=매우 매력적이다’ 까지 점수 매기는 식으로 이뤄졌다. 동시에 얼마나 사진 속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셀피 사진과 논셀피 사진 호감도에 대해서 ‘1점=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부터 ‘7점=매우 마음에 든다’ 까지 점수 매겼다. 이어 평소 얼마나 많은 셀피를 찍고 있는지, 셀피를 찍는다면 그 사진을 얼마나 많이 쇼셜네트워크 사이트에 올리는지도 답하도록 했다.
자주 셀피를 찍는 사람들은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평가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보다 셀피 사진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 연구진은 “셀피를 자주 찍는 사람은 심리학적 용어로 자기편애적(self-favouring bias)성향이 강하게 드러났다”며 “셀피를 자주 찍는 사람일수록 남이 찍어준 사진에서 보다 셀피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과하게 의식하는데, 이는 자신의 자존감과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의 존재감 사이에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자기편애적 성향은 셀피를 잘 찍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드러나지 않았다. 셀피를 잘 찍지 않은 사람들은 셀피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더 마음에 들어 한다거나 매력적으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셀피를 볼 때 인식은 어떨까? 셀피에 대한 외부 사람들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연구진은 아마존 메디컬 터크 웹사이트를 통해 178명의 사람들을 모집하고, 이전에 찍은 참가자들의 셀피 사진들과 논셀피 사진들을 보여줬다. 이 외부평가그룹은 셀피 사진과 타인이 찍어준 사진을 보고 사진 속 인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호감이 가는지, 자기애적 성향이 높아 보이는지 등을 평가했다.
외부평가자들의 셀피에 대한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셀피로 찍힌 사진 속 인물을 덜 매력적으로 느꼈으며, 호감도도 높지 않았다. 오히려 외부평가자들은 논셀피인 타인이 찍어준 사진 속 인물을 더 매력적이라 여겼으며, 그 사람에 대한 호감 및 자기애도 높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셀피는 자신의 모습에 빠져있는 듯 한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과시욕이나 허영을 암시하고 있다”며 “자신은 맘에 들어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은 셀피를 통해 그 사람의 과시적 성향을 느끼고 거부감이 드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피(selfie)라는 신조어가 공식 등록된 것은 2002년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찍는 셀피 기법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839년 다게레오타입(은판 사진법으로 찍은 사진)이라 불리는 사진기법에 의해 처음 생겼다. 카메라폰이 일상화되고 쇼셜미디어 사용이 급증하면서 셀피 찍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유행어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 같은 셀피에 대한 자기-타인 인식 결과는 사회심리학 전문학술지 ‘사회심리학 및 성격 과학(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게재됐으며, 영국 데일리메일 등이 최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