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종 면역항암제 ‘옵디보’ 폐암에도 효과
한국BMS·한국오노약품의 면역항암제 옵디모가 흑색종 적응증을 획득한 데 이어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옵디보는 최근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받고 있는 면역항암제 중 하나로, 신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 시켜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면역세포인 T세포를 비활성화시키기 위해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세포의 단백질(PD-L1)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가 세포독성항암제나 표적치료제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자가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소멸시키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가 갖고 있던 세포 독성 등 부작용 발현율이 적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존에 흑색종으로 적응증을 받은 옵디보는 이번 기회에 폐암 환자까지 적응증을 넓혔다는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있다. 폐암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지만, 사망률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에 옵디보가 폐암치료에있어 새로운 치료대안이 될 수 있을거라는 게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진형 교수의 의견이다.
강진형 교수는 15일 열린 ‘옵디보 비소세포폐암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옵디보는 폐암 표준 항암제(도세탁셀)보다 항암 효과가 더 우수했다”며 임상3상연구(CheckMate-017)등을 소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옵디보는 도세탁셀보다 생존률과 치료반응율이 높았다. 도세탁셀의 1년 생존률은 24%인 반면, 옵디보는 42%에 달했으며, 환자반응율은 도세탁셀은 9%, 옵디보는 20% 정도로 나타났다. 반면, 옵디보는 도세탁셀 대비 사망률도 낮췄다. 옵디보를 투여한 환자는 도세탁셀에 비해 사망률이 약 41% 줄었다. 옵디보는 PD-L1 발현여부와 상관없이 항암효과를 보였다.
강진형 교수는 “비소세포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은 치료옵션이 그동안 극히 제한적이었으나, 이번 옵디보의 승인으로 환자와 의료진에게 폭넓은 치료옵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환자가 옵디보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다. 또한 흑색종 치료 시 약가가 연간 약 1억 원이 훌쩍 넘는 아주 비싼 약인 것도 부담이다. 강진형 교수는 “이에 항간에서는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PD-L1이 거론되고 있으나 명확한 바이오마커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바이오마커 발굴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하며, 병용요법 등을 통해 데이터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승인으로 옵디보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등 총 48개국에서 허가를 받은 폐암 면역항암제로서 다시 태어났다. 한국BMS와 한국오노약품은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위암, 간세포암, 두경부암, 호지킨 림프종, 신장암 등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출처=한국BMS제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