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나쁘면 인지능력도 떨어질까
하루 동안에만 수차례씩 기분 변화가 나타날 때가 있다. 이처럼 잦은 기분 변동은 정신력이 필요한 업무에 지장을 일으킬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분상태와 정신력을 요하는 일 사이에는 큰 연관성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기분이 나빠지면 언짢은 기분을 처리하기 위해 뇌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정신력이 중 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는 보고가 있다. 반대로 기분이 좋을 땐 활기가 돋고 그 만큼 좋은 결과를 얻는다. 그런데 최근 새롭게 보고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나쁜 기분’과 ‘정신능력’ 사이에는 큰 연관성이 없다.
영국 골드스미스대학교 연구팀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연속적으로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정신력이 필요한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다. 이번 실험에는 여성 74명, 남성 24명 등 총 98명이 참여했고, 이들의 평균연령은 24세였다.
실험참가자들은 세 종류의 지능테스트를 수행했다. 한 가지는 숫자나 글자가 적힌 항목들을 암기해 단기기억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이다. 또 두 번째 테스트는 나열된 숫자나 글자가 서로 같은지의 여부를 재빨리 발견하는 처리속도능력 테스트다. 또 마지막 한 가지는 암산을 통해 작업기억능력을 평가했다.
지능테스트를 수행하기에 앞서 매일 실험참가자들의 현재 기분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긍정적인 감정 10가지와 부정적인 감정 10가지를 기준으로 그날그날 차등적인 점수를 매긴 것이다. 실험참가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연구실에 들러 이 같은 실험에 참여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의 기분상태와 정신력테스트는 그날그날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테스트 결과보다는 기분이 들쑥날쑥한 변화를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기분상태와 테스트 결과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험참가자들의 기분이 안 좋은 날, 테스트 점수가 특별히 더 떨어지는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실험결과만으로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정신능력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긴 어렵다. 단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기분 변동만으로는 인지능력을 요하는 작업에 큰 지장을 일으키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능저널(Journal Intelligenc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