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집중력은 하지, 기억력은 추분 때 절정
인간의 뇌는 겨울보다 여름에 집중력 수행이 더 뛰어나고, 봄보다는 가을에 기억력 수행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재 겨울인 시점에서는 우리의 감각이 둔해지고 집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심적으로도 더 헤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원인이 계절에 따른 뇌의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뇌의 주의집중력 활동이 겨울에 둔하고 여름에 더 활발한 것은 우리의 뇌가 낮이 길 때 집중하기에 더 적합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하지(夏至)인 6월경에 뇌의 주의집중 지속시간(attention spans)이 최고조에 이른다. 반면 주의력 최소 상태일 때는 낮이 가장 짧은 12월 동지(冬至) 때인 것으로 확인됐다.
벨기에 리에주대학교 연구진은 이같이 계절의 변화가 뇌의 기능에 미치는 결과를 증명 확인하기 위해 1년이 넘도록 특별한 실험을 진행했다. 28명의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계절의 다양한 주기에 따라 각 4.5일을 머무르게 한 뒤 각종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사람들을 주기마다 4일 이상 실험실에 지내도록 한 것은 실험실 안에서 일광 노출, 수면 및 각성 리듬, 외부 온도, 음식 섭취, 신체 활동, 사회적 상호작용 등 많은 계절 및 환경적인 요소들을 통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바깥 환경에서는 우리 뇌가 어떻게 계절 변화를 겪고 그에 반응하는지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
피실험자들은 실험실에서 42시간동안 잠을 자지 못한 채, 어두운 불빛에 노출됐다. 그런 후 컴퓨터를 이용한 다양한 집중력 및 기억력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를 받는 동안 연구진은 이들의 뇌가 어떠한 기능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뇌 스캔을 실시했다.
그 결과 먼저 지속 주의력 테스트는 여름에 가장 좋은 결과를 나타냈고, 겨울에 가장 나쁜 결과를 보였다. 특히 주의집중 업무를 위한 뇌의 최고점은 여름 하지 때였고, 최소점은 겨울 동지 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뇌는 굳이 계절의 변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리 반응을 나타내지만, 일주년 주기 중 동지와 하지에 놀랍게도 상이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간 한정된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하는 ‘작업 기억력’은 9월 하순 경인 추분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반면 3월인 춘분 때에 업무기억력이 가장 나쁜 때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작업 기억력은 지속 주의력보다 고차원적인 뇌의 기능”이라고 강조하며 “뇌는 단순히 낮의 길이에 반응할 뿐 아니라, 계절에 민감한 생체시계로부터 단서를 제공받아 그에 따른 계절성 운동 변화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뇌의 두가지 기능과 계절 주기의 상관성에 관한 이같은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