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중년 여성이 갑자기 옆구리가 아프면...
더운 여름철에 갑자기 옆구리나 등쪽 갈비뼈 아래에 통증과 고열이 동반된다면 급성 신우신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급성 신우신염 환자는 대체로 7-8월에 많고, 특히 폐경기에 들어서는 40-50대 중년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지급자료에 따르면 전체 환자는 해마다 5% 이상씩 늘어 지난해 17만3천명을 기록했고, 7-8월에 월평균 1만9천명에서 2만명의 환자가 몰려 가장 많았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비뇨기과 이석영 교수는 “방광염 등 하부요로감염뿐 아니라 땀이 많이 나 위생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요도를 통한 상행성 감염이 늘 수 있고, 여름에 빈발하는 요로결석으로 소변배출이 안 되고 상부요로에 소변이 쌓이면서 급성 신우신염의 발병률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요로감염의 일종인 급성 신우신염은 신장과 신우(콩팥깔때기)의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해부학적으로 남성보다 요도가 짧아 하부요로감염에 취약한 여성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신우신염 환자 17만3천명 중 15만명이 여성이었고, 20대, 30대, 40대에서는 각각 여성 환자가 남성의 14.64배, 11.39배, 11.37배였다.
특히 여성은 40-5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방광염을 예방해주는 락토바실러스균의 숫자가 줄면서 방광염 빈도가 잦아지고, 요실금이나 배뇨장애가 많이 생기면서 급성 신우신염의 발병률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성은 배뇨기능이 덜 성숙하고, 비포경 상태여서 상행성 요로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9세 이하 영유아기에 신우신염 환자가 많았다.
만성 신우신염은 신장의 구조적 문제로 영구적인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지만, 급성 신우신염의 경우 적절히 치료하면 신장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급성 신우신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요로감염이 반복되면서 치명적인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초기에 항생제 투여와 충분한 수액공급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요로결석 등으로 인한 급성 신우신염일 경우엔 원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광염이라고 해서 모두 신우신염으로 진행되진 않는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나 임신부,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라면 증상이 없는 방광염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신우신염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신장결석도 신우신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평소 무증상 신장결석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선행되는 것이 좋다”며 “폐경 이후 여성들에겐 호르몬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요실금이나 방광 내 잔뇨가 많이 남을 수 있는 노인성 배뇨장애에 대한 적극적 치료도 신우신염을 예방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