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노화 막는데 오갈피 열매가 특효?
예로부터 한방에서 오갈피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보해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연약한 허리와 무릎, 골절상, 타박상, 부종 등에 쓰였다. 특히 오갈피 열매는 풍을 몰아낸다고 해 추풍사라 불렸다. 서리가 내려 자흑색으로 익으면 수확하는데, 어혈과 중풍 등 각종 혈관 관련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소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오갈피 열매에서 분리한 물질이 혈관 노화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식의약품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촌진흥청은 오갈피 열매에서 새로운 화합물인 아칸토세실린A를 분리하고 구조를 밝혀낸 뒤 혈관세포실험을 통해 이러한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노화 유도물질인 아드리아마이신을 넣은 사람의 혈관내피세포에 오갈피 열매에서 분리한 화합물을 주입했다. 그 결과, 아칸토세실린A는 1ug/ml의 아주 낮은 농도에서 양성대조구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의 수준으로 세포 노화가 회복됐다. 연구팀은 노화된 혈관내피세포에 노화를 회복하는 약물인 라파마이신을 투입해 양성대조구로 삼았다. 세포 실험에 앞서 실시된 독성 조사에서도 세포 독성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했다.
혈관내피세포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세포 노화의 표지로 잘 알려진 베타갈락토시다아제(SA-β-Gal) 활성이 높아진다. 오갈피 열매에서 분리된 화합물은 이를 억제하고 늦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천연물 소재로 개발될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결과를 특허출원한 농촌진흥청은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인삼특작이용팀 이대영 박사는 “이번 성과로 국내 오가피 열매를 활용해 혈관 건강을 위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고부가가치 천연물 신약 개발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