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재력, 성적 취향... 손가락 보면 다 안다?
사람의 손가락은 다양한 명칭을 갖고 있다. 첫째 손가락은 엄지, 둘째 손가락은 집게손가락이나 검지, 셋째 손가락은 가운뎃손가락, 중지, 장지 등으로 불린다. 넷째 손가락은 약손가락, 약지, 무명지, 다섯째 손가락은 새끼손가락이란 명칭이 가장 많이 쓰인다.
사람의 손가락 길이에 대한 속설은 많다. 손가락 길이로 성격을 진단한다는 얘기도 있고, 상대의 긴 손가락을 보고 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손가락 길이가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가락 길이는 태아 때부터 결정된다. 엄마의 자궁 속에서 남성 호르몬에 많이 노출될수록 남자 아이의 손가락 길이가 길어진다는 연구 논문이 많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는 약손가락 길이와 남성호르몬의 관계를 분석한 여러 논문이 있다. 약손가락이 긴 사람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아 자신감과 공격성, 위험 감수 등의 특징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다.
다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스포츠 종목의 스타 플레이어 가운데 유독 약손가락이 길다는 속설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반면에 타고난 공격성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운전 시 추월, 음주 운전 등으로 인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손가락 길이와 남성 호르몬의 연관성에 대한 이론이 힘을 얻으면서 질병 발병률과 관련짓는 논문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집게손가락보다 약손가락이 긴 사람은 관절염 발병 위험이 2.5배 높다는 미국 류머티즘학회 학술지 ‘관절염과 류머티즘’에 실린 논문 등이 그 것이다.
영국 센트럴 랭커셔대학교 존 매닝 교수(발달생물학)는 “손가락 길이를 비교할 때는 손가락이 시작되는 곳부터 손톱을 제외한 길이를 비교해야 옳다”고 했다. 손가락들의 상대적인 길이에 따라 그 사람의 성적 취향, 운동능력, 재력 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데이트할 때도 상대방의 손가락을 유심히 관찰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