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가다 병 나면....나는 안전할까

비행기 타고 가다 병 나면....나는 안전할까

 

전 세계적으로 항공여행객은 한해 30억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겨울이면 따뜻한 나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객들로 항공업계는 특수를 맞는다. 항공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도 늘고 있다. 특히 생체리듬이 깨지지 쉬운 겨울철에 장시간 항공여행에 나서면 몸에 부담이 올 수도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분석한 기내 발생 질환 자료를 보면 순환기계가 25%를 차지해 가장 많다. 외상 등 정형외과, 소화기계 질환이 19~20%, 신경계, 정신과,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질환이 3~4%씩 차지하고 있다.

순환기계 질환 가운데에서는 실신이 가장 많다. 실신 환자는 전체의 13%를 차지할 만큼 발생 비율이 높다. 흉통, 현기증, 고혈압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외상 등 정형외과 질환으로는 화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화상은 전체의 6%가량을 차지한다. 소화기계 질환으로는 구토가 전체의 8~9%로 흔하게 발생한다.

겨울철에는 감기와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가진 탑승객이 복병이다. 감기가 있는 탑승객의 경우 기내에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기내는 지상보다 부피당 산소량인 산소분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천식 환자라면 탑승 전에 반드시 지병을 알릴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 약을 구하지 못하는 낭패를 피하려면 필요한 약은 처방전과 함께 준비해 갈 필요도 있다.

세계적 의학학술지인 란셋에 실린 국외항공사들의 보고에 따르면 승객 1만~4만명당 1명꼴로 환자승객이 생기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안성희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몸이 약한 노년층의 항공기 이용과 질환이 있는 승객의 탑승, 장거리 비행구간 등이 점점 늘어나면서 기내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내에 환자가 생기면 보통 객실승무원이 응급처치를 제공한다. 그러나 환자 상태가 중증이면 기내에 동승한 의료진을 불러 진료를 맡긴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렇게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해마다 9백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내에는 항공법에 따라 의료인 등이 사용가능한 의약품과 의료기기들이 탑재돼 있다. 심혈관계 약물과 수액 등 전문의약품과 기도삽관 장비 등 의료기구들을 담은 비상의료용구부터 구급의료용품, 감염예방을 위한 가운과 마스크, 장갑, 자동제세동기, 응급산소통이 기본적으로 구비돼 있다.

기내 의료진이 없다고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대부분 항공사에는 자체 의료센터가 있거나 계약된 지상 의료진이 상주하며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병원 이송이 시급하면 기장은 의료진과 협의해 비상착륙할지 고민해야 한다. 안성희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대개 흉통 등 심혈관질환이나 경련, 중풍 등 신경계 질환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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