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까지? 화장품 속 파라벤 독성 논란

유방암까지? 화장품 속 파라벤 독성 논란

 

화장품은 한 번 사면 한 달 이상 오래 쓴다. 세균 증식을 막기 위해 보존제가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192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합성화학물질인 ‘파라벤’이 대표적이다. 화장품은 물론 식품, 의약품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보존제다. 최근 파라벤은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파라벤 독성에 관한 각종 보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화장품 보존제는 피부를 자극해 피부질환의 주범으로 꼽힌다. 여러 종의 파라벤 가운데 메틸 파라벤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파라벤 독성은 영유아나 어린이에게서 더 크게 나타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부설 아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필 파라벤과 부틸 파라벤 등 3개 항균물질들이 소아와 청소년의 알레르기 증가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관찰됐다. 체내에 흡수된 파라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결합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영국 리딩대학의 연구를 보면 유방암으로 사망한 28명 중 18명의 세포조직에서 파라벤 성분이 검출됐다. 여아의 성조숙증, 남성의 불임과 고환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세계 각국도 파라벤 독성에 주목하고 있다. 텐마크가 지난 2011년 3세 이하 영유아 제품에 부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이소프로필파라벤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한 데 이어 유럽연합도 화장품에 이소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펜틸파라벤, 페닐파라벤, 벤질파라벤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유럽연합의 화장품 안전기준을 국내 반영했다. 지난 7월 화장품 안전기준에 관한 고시를 일부 바꿔 페닐파라벤과 클로로아세타마이드 등 살균보존제 2종이 들어간 화장품 제조를 금지시켰다. 기존에 화장품을 만들 때 사용 가능한 파라벤 성분은 페닐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이소프로필파라벤,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부틸파라벤 등 7종이었다.

파라벤의 독성 논란이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다. 허용치 내면 안전하고, 피부를 통과하기 때문에 실제 체내 흡수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내 함량기준은 단독사용 시 0.4%, 혼합사용 시 0.8%다. 미국, 유럽연합보다 2배, 일본보다 3배 정도 높다. 여러 화장품을 겹쳐 쓰는 우리나라 여성에게는 지금보다 더 엄격한 함량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안전성 논란이 일다보니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 제품을 추천하는 앱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앱들은 2만개가 넘는 국내 제품의 성분 분석 데이터와 제품별 피부 유형,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과 포함되지 않은 제품, 화장품성분조사단의 안전성 수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새하얀피부과 이창남 원장은 “최근 일부 파라벤에 대해서는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는 추세”라며 “화장품 성분분석 앱을 이용하면 유럽연합에서 금지한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제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한 화장품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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