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입맛이 없는 것은... “전투력 강화”
영어 속담 중에 “감기에 걸리면 잘 먹고 열이 나면 굶어라(Feed a cold, starve a fever)”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억지로 먹거나 굶는 것, 어느 쪽도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아프면 입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잘 먹으려고 노력해도 먹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몸이 아플 때는 왜 먹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는 것일까.
미국 메이오 클리닉의 도널드 D. 헨스러드 박사는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면 몸이 복잡한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며 “이 반응의 하나로 우리는 시토카인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이 물질이 식욕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사용하는 에너지를 병원균과 싸우는데 대신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감기처럼 냄새를 맡기 어렵거나 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때에도 음식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 또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에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성장 및 확산을 막기 위해 식욕이 떨어진다는 이론도 있다. 혈액 속 포도당과 철분을 빼앗아가는 박테리아도 마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식욕 저하는 이처럼 아픈 몸을 회복하고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플 때 굶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욕 저하는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다줄 뿐 암처럼 장기간 지속되는 질병에 걸렸을 때 먹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식욕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굶으면 몸에 필요한 칼로리가 불충분해 면역시스템에 제공해야 할 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 따라서 치유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헨스러드 박사는 몸의 상태를 주시하고 배가 고프면 반드시 식사를 하고, 음식을 먹기 힘들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