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담배끊기 힘든 이유는?
뇌 속 니코틴 수용체 수가 흡연-비흡연자 비슷
남녀 흡연자 중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금연하는 게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원인은 흡연 습관을 고착시키는 니코틴 수용체의 남녀간 ‘성차’에 있었다. 흡연을
하게 되면 우리 뇌 속의 니코틴 수용체(nicotine receptor)가 증가하는데, 이 니코틴
수용체는 니코틴과 결합해 흡연을 부추기는 것이다. 연구 결과 남성들은 흡연자의
니코틴 수용체가 비흡연자보다 훨씬 더 많지만 놀랍게도 여성의 경우에는 흡연자의
니코틴 수용체 수가 비흡연자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 의대의 정신의학 교수인 켈리 코스그로브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반반씩 섞인 남성 52명과 여성 58명의 뇌를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뇌 속의 니코틴 수용체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한 결과 남성은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니코틴 수용체가 뇌의 영역 별로 13~17% 더 많은 반면 여성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그 숫자가 별 차이가 없었다.
코스그로브 교수는 따라서 여성 흡연자들은 주요 금연 치료법인 니코틴 패치나
껌 같은 니코틴 대체제를 붙이는 것보다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다른 유형의 치료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운동이나 신체 이완기법,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약의 복용 등이다. 여성 흡연자들은 남성에 비해 니코틴보다는 담배의 향이나 담배를
쥐는 행위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흡연 습관을 가져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코스그로브
교수는 설명했다.
남녀 흡연자 간의 이 같은 차이의 원인은 이번 연구에서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여성의 생식계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의 수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호르몬이 니코틴 수용체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일반정신의학회보(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4월호에
실렸으며 마이헬스뉴스데일리가 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