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서 맡은 냄새 아기 식성 좌우
태어난 뒤에도 같은 향의 음식 좋아해
아기들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 어떤 냄새를 맡으면 태어나서 그 냄새에 끌리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떤 냄새를 좋아하면 그 향내를 풍기는 음식도 좋아하게
되므로 아기 엄마들은 아이가 특정한 음식을 즐기게 만들려면 태교를 하듯 임신 중에
그 음식을 가까이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프랑스 과학자들이 24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밝혀진 사실이다. 프랑스
디종의 유럽 기호과학센터(European Centre for Taste Science) 연구진은 아기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의 엄마들에게 출산 10일전부터 아니스 열매 향이 섞인
비스킷을 먹게 했다. 그리고 이들이 출산한 지 몇 시간 뒤와 4일 뒤에 아기들에게
아니스 열매 향을 맡게 했는데, 아기들은 이 향을 분간하고, 끌리는 것을 발견했다.
태어난 지 3시간 된 아기들은 아니스 열매 향이 묻은 약솜으로 몸을 향하려 했다.
반면 아니스 향 비스킷을 먹지 않은 산모의 아기들은 전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베노이스트 샬 박사는 “아니스 열매 향이 아기가 태어나기 전 엄마의
양막(羊膜) 속 아기의 코로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마의 후각에 노출된
냄새가 태아의 뇌 속에 기억을 심어줬을 것이라는 얘기다.
샬 박사는 “뇌가 형성될 때의 기억은 오랫동안 간다”면서 “어떤 냄새에 끌리면
이는 그 냄새를 풍기는 음식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연구에서도 엄마의 모유 속 특정한 냄새를 맡은 아기는 오랫동안 그 냄새를
좋아하게 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캐모마일 향을 사용한 산모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출생 후 21개월 때 실험을 해봐도 아기는 이 향에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추가 연구를 통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샬 박사는 말했다. 예컨대 임산부에게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도록 하면 태어난 아기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신문 텔레그래프가 2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