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세균 접촉 많아야 ‘알레르기 예방’
면역계 제대로 성장하는 데 필수
출생 직후부터 다양한 박테리아, 즉 세균에 노출돼야 나중에 알레르기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면역계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나중에 외부 항원에 과민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것이 ‘위생 가설’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단스크 뵈르네 천식센터 연구팀이 수행한 ‘코펜하겐
어린이 천식 전향적 연구(COPSAC)’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엄마에게
천식이 있는 어린이 411명을 출생 직후인 12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추적,
인터뷰, 검사해오며 연구결과를 발표해왔다.
연구팀장인 코펜하겐 대학 어린이 질병 학과의 한스 비스가르드 교수는 “400여
명의 어린이를 연구한 결과 직장 속에 있는 다양한 박테리아의 숫자와 나중에 알레르기
질병이 발생할 위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서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다양성이 적을수록 6세 이후에 알레르기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컸다”고
밝혔다. 미생물 다양성이 클수록 이 같은 위험은 줄어들었다.
그는 “그러므로 모체의 질을 통한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출산 사이에는 차이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자연분만 아기가 처음 접하는 박테리아는 엄마의 직장에 있는
것인데 비해 제왕절개 아기가 접하는 박테리아는 이만큼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의 알레르기 발병률이 훨씬 더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궁 내에 있을 때와 출생 후 첫 6개월간 아기는 엄마의 면역력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 유아 체내의 박테리아 집단은 엄마가 섭취하는 모든 항생제, 노출되는 모든
인공 물질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특정 박테리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철저히 조사했지만 아무런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면역계가 발달하고 ‘학습’하는 생애
초기에 많은 수의 다양한 박테리아와 접촉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발달과 학습의
창은 출생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닫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은 천식과 건초열에 대한 우리의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면서
“이들 질병도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생애 초기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비스가드 교수는 “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은 알레르기 외의 질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비만이나 당뇨 같은 질병도 박테리아가 어린
시절 인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에 의해 발병 경향이 좌우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전문 온라인 뉴스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