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정리 잘하면 살 안 찐다, 어떻게?
과일-채소를 잘 보이는 곳에 배치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의식적으로 신경 쓰는 것보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눈에 채소와 과일 등이 보이게 하고 초콜릿이나 케이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살을 빼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 대학교의 브라이언 원싱크 교수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심리학협회
119회 연례모임의 전체회의에서 “우리의 가정은 보이지 않는 식사의 덫(eating traps)로
가득 차 있다”며 “대부분은 한 입 한 입 먹으면서 의식적으로 자신에게 배가 부른지
자문할 수 없는 환경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식사비결은 주변 환경을 건강하게 바꾸는 데 있다”며 “그릇 크기만
바꿔도 체중을 줄이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싱크의 연구결과 사람들은 극장에서 팝콘을 먹을 때 팝콘의 맛보다 용기 크기에
먹는 양이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가장 XL 컵에 담긴 신선한 팝콘을
먹을 때 L 컵에 담긴 똑같은 팝콘을 먹을 때보다 45% 더 먹었다. 또 XL 컵에 담긴
덜 신선한 팝콘을 먹을 때에는 L컵에 담긴 신선한 팝콘을 먹을 때보다 34%나 더 많이
먹었다.
원싱크 박사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은 술을 마칠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같은 용량이지만
짧고 넓은 잔을 이용할 때 가느다랗고 긴 잔을 이용할 때보다 37% 더 마신다. 아이들의
시리얼 그릇에도 적용된다. 큰 그릇(약 453g)을 받으면 작은 그릇(약 226g)을 받을
때보다 두 배나 많은 시리얼을 먹었다.
원싱크 박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과식하기 전에 그만 먹어야 할 때를 안다고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60명에게 무료 점심을 주는 실험을 했다. 30명에게는
22온스(약 623g) 그릇에 수프를 담아 제공했다. 나머지 30명에게는 ‘바닥없는 그릇’을
통해 수프를 줬다. 이 그릇에는 유압장치가 설치돼 천천히 수프가 채워졌다. 그 결과
바닥없는 그릇의 수프를 이용한 사람은 일반 그릇을 이용한 사람보다 73% 더 먹었다.
심지어 일부는 일러주기 전까지 자신이 더 먹었는지도 몰랐다.
박사는 “여기서 알 수 있는 교훈은 당신의 위가 ‘나 배불러요’라고 신호를
보낼 때까지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 신호가 거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염두에 두는 것만으로도 더 건강한 식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래는 원싱크의 연구결과 건강식사에 도움이 되는 팁.
△큰 디너 접시 대신 샐러드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기
△찬장이나 냉장고에서 건강에 해로운 식품은 눈에 띄지 않은 곳으로 옮기고 눈에
잘 띄는 곳에 건강식품을 옮기기
△TV앞에서 식사하지 말고 부엌이나 식당에서 먹기
그는 “이렇게 간단하게 생활환경을 바꾸는 것이 자신의 의지에 매달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며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