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미트리스’처럼 뇌를 100% 쓴다면?

편집증환자 될 가능성, “잊는 것도 필요”

“난 내가 읽고 듣고 본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다.”

개봉준비를 앞둔 닐 버거 감독의 영화 ‘리미트리스(Limitless)'에 나오는 대사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원래 일부밖에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의 뇌를 NZT라는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약을 통해 100% 활용하게 된다.

영화처럼 약만 먹으면 3일 만에 피아노 연주를 마스터하고 며칠 만에 책을 한

권 쓰고 순식간에 몇 가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비록 지금 기억력과 관련된 약이 판매되고 있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효과는 아직 ‘판타지’라고 말한다.

현재 출시된 기억력 약은 모두 치료목적으로 쓰인다. 기억상실증이나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들에게 쓰이는 기억을 강화시켜주는 약도 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환자 등에게 도움이 되는 기억을 억제시키는 약도 있다.

하지만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영화에서처럼 단순히 정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남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영화 속에서 기억력약이 뇌를 더 많이 사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현실 속에서는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혀 다르다는 것.

그렇다면 만약 이런 약들이 먹어도 안전하고 영화에서 같은 효과를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의 데이비드 글래즈먼 박사는

“기억은 양날의 검”이라며 “그 동안 일어났던 모든 일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쾌한

기억도 계속 기억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UCLA의 알치노 실비아 박사는 “뇌는 스스로 조절하고 규칙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기계”라며 “잊어버리는 것도 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비아 박사는 이어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면 일상생활에서 기억하는 것, 잊어버리는

것, 기억을 걸러내는 것의 균형이 무너져 뇌가 혼란스러워 할 위험이 있다”며 “영화

속에서처럼 모든 것을 기억하면 편집증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비아 박사는 “우리 생체 시스템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최적합 상태로 균형이

맞춰져 있다”며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미국방송 폭스뉴스 온라인판,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18일 보도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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