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비애… 시 요구에 연구소 터 샀더니 ‘건축불허’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이냐… 설립 추진하겠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든다며 기업 연구소를 유치해놓고서

연구소 터 부근의 학교의 학부모가 “학교 옆에 웬 공장이냐”고 항의하자 연구소를

못 짓게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 중소기업은 터를 매입하고 이전계획을 세우는

데 100억 원을 투입했다가 갑작스런 사태에 황당해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는 R&D센터 신축을 위해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회사, 녹색에너지

회사 등 5개 업체를 유치했다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자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국내 최대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루트로닉은 지난해 10월 고양행신2택지개발사업계획에

의해 도시지원시설용지로 공고된 토지를 LH공사로부터 매입했다. 루트로닉은 5월

고양시로부터 공장신설 승인을 받고 곧바로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최근 반려 통보를

받았다. 반려된 이유는 고양교육청에서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어 허가할 수 없다고

시에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공장을 지으려는 5개 업체는 모두 R&D센터나 회사 사옥, 디자인

센터를 만들 계획이고 공해나 소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실제 루트로닉은 국내 최대 레이저 의료기기

제조회사로서 연구소 뿐 아니라 공장도 공해 또는 소음과는 상관이 없는 회사다.

루트로닉 측은 “시의 요구에 따라 시에서 추천한 땅에 연구소를 짓는데 이렇게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이라면 이렇게

하겠느냐”고 반발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부지 매입비로 95억 원, 금융비용으로

수 억 원을 썼다.

루트로닉은 의료기기의 수출증대에 따른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 연구개발작업을

수행할 R&D센터를 추진해왔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세계 톱 클래스의 레이저

의료기기 회사로 도약하려면 R&D센터가 꼭 필요하므로 모든 가능한 수단을 통해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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