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수영, 다시 한번 따져보세요
염소 처리 수영장물 질병위험 높아
아이와 함께 가족이 가볍게 나들이 갈 수 있는 장소로 대표적인 곳이 수영장이다.
젊은 엄마 아빠 가운데 “내 아이가 ‘제2의 박태환’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갓난아기일 때부터 수영강습에 등록시키는 경우도 있다. 과거 러시아연구진이
유아의 물속 수영장면을 공개해 시청자들이 탄성을 내지른 사례도 있다.
그러나 아기가 두 살이 되기 전 염소처리 된 수영장을 자주 이용하거나 수영강습을
시작하면 폐 감염 위험이 높고 훗날 천식이나 호흡기 알레르기 위험도 치솟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뱅가톨릭대학 알프레드 버나드 교수팀은 부모 430명을 대상으로 아기의
건강이력과 수영장 이용실태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
만 두 살 전에 염소처리
된 실내 또는 실외 수영장에 간 어린이는 36%가 세(細)기관지염을 앓은 일이 있었다.
수영장에 가지 않은 아이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24%만 세기관지염 이력이 있었다.
만 두 살 전에 20시간 이상 실내수영장에 있었던 어린이는 비슷한 나이지만 수영장에
간 일이 없는 아이보다 세기관지염 위험이 3.5배였다. 또, 실외수영장에서 오래 물놀이한
적이 있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폐 감염 위험이 2배였다.
폐포(허파꽈리)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병으로 젖먹이 어린이에게 흔하다. 세기관지염을 앓은 적이 있으면 나중에 천식과
호흡기 알레르기의 위험도 따라서 높아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이용객의 땀이나 침 등을 정화하기 위해 수영장물을 소독하면서
염소처리를 한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버나드 교수는 “화학물질 염소가
주성분인 소독제는 피부, 눈, 기도 등을 강하게 자극한다”며 “면역력이 약한
아기를 염소처리 된 수영장에 데려가는 것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호흡기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 온라인 판에
발표됐으며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포스트, 미국 abc 방송 온라인 판 등이 2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