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식중독 은근히 많다
난방 잘돼 장염 노로 바이러스 번식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에 모두가 움츠리는 요즘, 식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발길이 은근히 많다. 바깥 기온이 낮을수록 난방을 강하게 유지함에
따라 낮은 온도에서도 잘 활동하는 노로 바이러스가 식중독의 주범.
13일 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는 장염으로
의심되는 5살 어린이가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이 어린이는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심한 설사와 복통을 호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0월 ‘겨울철 노로 바이러스 식중독 대응단’을 구성하고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노로 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식재료공급업소, 학교 등 집단 급식소를 합동 점검하고 조리사 영양사 등에게
식중독 예방 특별 교육을 하고 있다.
노로 바이러스는 조개류, 야채 등 오염된 식품이나 물에 의해 전파된다. 이 바이러스는
얼리거나 섭씨 60도 정도의 열에서도 생존한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지 12~48시간
후에 발병하며 학교나 유치원 등 집단 급식소에서 잘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는 “난방 시설이 좋아지면서 겨울철에도
식당과 주방 온도가 높아 장염 바이러스 번식 조건이 된다”면서 “특히 노로 바이러스
장염은 세균성 장염과 달리 겨울철에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로 바이러스 장염은 구토, 복통, 설사, 미열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일단 한 두끼를 굶고 이온 음료나 당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잘 회복된다. 그러나
구토 설사가 심하고 탈수, 발열, 발진까지 나타나면 의사에게 가야 한다.
설사가 난다 해서 무턱대고 지사제를 먹어서는 바른 대처가 아니다. 설사는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이며 강제로 막으면 균이나 독소 배출을 막아 버리는
일이기 때문. 설사는 자연스럽게 배출하되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를 죽일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은 없는 상태. 따라서, 겨울 식중독은
예방이 최선이다. 백 교수는 “식사 전, 음식 조리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포장 판매되는 물이나 캔 음료도 무난하다.
육개장 등 탄수화물이 적은 탕이나 국은 두 끼용, 김치찌개는 하루 정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할 때는 쇠고기류는 3~5일, 우유는 2~4일, 어패류는
1~2일이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