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안한 여성, 암 검진도 안해
생활이 바빠서? 사회적 환멸 때문?
투표에 잘 참여하지 않는 여성은 암 검진도 잘 받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 연구진은 26~64세 여성 580명을 대상으로 ‘투표에 잘 참여했는지’와
‘자궁암 검진을 잘 받아 왔는지’에 대해 인터뷰해 분석했다. 그 결과 투표를 아예
안 하거나 거의 하지 않는 여성들은 선거 때마다 투표를 하는 여성들보다 자궁암
검진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참여와 암 검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회에 대해 일반적으로 환멸을 느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들이 암 검진도
잘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여성들이 자궁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것을 검사 받기가 거북하거나 무섭다는 등 정서적인 요인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많은 여성들이 자궁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것은 정서적인 이유보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여성들이 너무 바빠서 투표 참여와 암
검진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대상자 중 26~44세인 여성들에게서
투표와 암 검진을 하지 않는 연관성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 월러 박사는 “연구결과에 대해 달리 설명하자면 투표참여와
암 검진 모두가 조직 내에서 일정한 지위가 필요한 일”이라며 “바쁜 생활 때문에
투표하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여성은 암 검진 받는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야간이나 주말에 암 검진을 실시하는 진료제도가 있다면 암 검진을
받는 여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러 박사는 “많은 여성들은 자궁암 검진을 받는 것이 거북하거나 두렵다고 말했지만
이렇게 언급한 여성들 중 어떤 여성이 검진을 받을지, 안 받을지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면서
“검진을 받지 않는 보편적 이유는 예약하기 어렵거나 쉽게 검진 받을 곳이 주변에
없는 등 현실적인 장애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에 대한 환멸감 때문에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여성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투표 참여와 암 검진 사이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밝히고 사회적 환멸이라는
것이 실제 무엇을 뜻하는지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검진 저널(Journal of Medical Screening)’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영국방송 BBC 온라인판 등이 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