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변종’ 국내 발생 대비해야
처방남용 제한해 발생 최대한 늦춰야
미국에서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변종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에 대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7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여름캠프 숙소를
같이 사용한 두 명의 10대 소녀에게서 이 같은 내성사례가 발견됐다고 10일 공식
확인했다. 두 소녀는 타미플루를 복용했으나 1223V'로 알려진 신종플루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가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된 것으로 보이는
첫 사례다.
현재 국내에서는 타미플루 내성 바이스러가 발생하지 않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1일 현재 국내 신종플루 확진 환자 중 289건을 검사한 결과
내성이 발생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일선 거점병원 등 에서 신종플루 확진 판정과 무관하게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있어 국내에서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 출연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타미플루 처방 내역’에는 지난 1~4월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4516명 가운데
119명은 인플루엔자와는 무관한 질환인데도 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현재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타미플루와
릴렌자가 신종플루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인 데 너무 남용하면 바이러스가
이 약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 교수는 이어 “타미플루 처방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투약할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치료를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사람이나 의사가 의심할만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투약해야 내성과 변종바이러스 출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까지 보고된 각국의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는
일본 4건, 미국과 홍콩 각 2건, 덴마크, 캐나다, 싱가포르, 중국 등 각 1건 씩이다.
그러나 타플루에 내성을 보인 경우에라도 또다른 신종플루 치료제인 릴렌자가 효과가
있어서 내성으로 인한 치료실패나 사망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시판돼야 추가 사망자 발생이나 항바이러스제 내성 등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