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실비용 등 현실적 지원 필요”

거점병원 상당수 신종플루 격리시설 없어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신종플루 ‘거점병원’이 ‘감염거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모두 464곳. 이 중 일부 병원만이 격리된 진료실과

격리병동을 운영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병원들이 컨테이너나 차량 등을 이용한 임시시설과 임시병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방의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거점병원을 지원해준다고 말하지만 현재

타미플루와 마스크 정도만 확보돼 있을 뿐 거점병원으로서 필요한 장비와 시설, 소모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의료진과 직원 감염에 대한 대책이 열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A종합병원 B교수는 “격리병실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병원은 전국을 봐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격리병실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병실을 비워두면 병원의 손실액이

크기 때문에 원무과의 반대가 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환자와 신종플루 의심·확진환자가 격리되지 않아 일반환자들의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서울의 한 거점병원에서 간경화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 씨는 “신종플루 환자가 이 병원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하다”며 “건강한

사람도 걸리면 위험할 수 있다는 데 혹여나 신종플루까지 걸려 고생하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격리병실 비용도 문제다. 병원의 필요에 따라 환자를 격리하는데 수십만 원하는

1인용 병실 비용을 의심환자에게 강제로 부담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격리병실 비용은

신종플루 감염확진 판단을 받은 환자만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대구 모 거점병원

내 감염 사건처럼 신종플루 확진 전에는 입원 중인 의심환자를 병원이 강제적으로

격리하기 힘든 것이다. B교수는 “국가가 전염병 관리차원에서 격리병실 비용을 좀더

확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종합병원 감염내과 D교수는 “현재의 의료관리시스템과 병원은 모든 신종플루

의심환자를 관리할 만큼의 능력이 안 된다”며 “신종플루가 사회적으로 퍼져있다고

보는 현 시점에서 신종플루 확산을 다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수는 또 “거점병원

내부에서도 신종플루 감염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신종플루 감염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가 마스크를 쓰고 감염환자를 격리시키는 것이 현재로서의 기본대책”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병원측과 보건당국은 중환자실 치료시 외부인에 인한 감염으로 추정할

뿐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와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환자는 신종플루

확진 전까지 일반병실에서 다른 환자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병원내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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