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엄현실 강조하면 젊은이 꿈 접혀

좋은 면 보려는 인간 심리는 쉽게 꿈을 안 버리지만…

젊은이의 꿈을 꺾는 데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 최고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 능력으로는 안 돼” 정도 말해 주는 것으로는 젊은이의 꿈이 잘 안

꺾이지만, “그 직종에 들어가 봐야 넌 성공할 수 없고 월급도 조금밖에 못 받을

거야”라고 알려 주면 쉽게 꿈이 접힌다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의 패트릭 캐롤 교수 팀은 경영심리학 석사 과정을 개설한다고

광고한 뒤 지원 학생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고소득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한 학생을 네 그룹으로 나눠 각기 다른 방법으로 이들의 지원 의지를 꺾어 봤다.

첫 그룹은 대조군으로 ‘경영심리학 석사 과정 입학조건으로 학점은 보지 않는다’는

문서를 받았다. 쉽게 입학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세 그룹은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압박을 받았다. 두 번째 그룹은

각자 제출한 학점보다 0.1점 높은 학점이 커트라인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예컨대

3.0 학점을 제출한 학생에게는 “커트라인이 3.1점이라서 당신은 안 된다”고 통보한

것이다.

세 번째 그룹은 진학 상담사로부터 “너는 자질이 떨어져 입학할 수 없다”는

좀 더 센 압박을 받았다. 네 번째 그룹 학생들은 “이 석사 과정은 아주 어렵기 때문에

너는 제대로 마치지 못할 것이며, 설사 겨우 마친다 해도 충분한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경영심리 전문가로 활동 못하고 일반 사무직에 취직해 쥐꼬리 월급을 받을 것”이라며

겁을 줬다.

이렇게 각기 다른 수준으로 학생들의 꿈을 꺾으려 해본 결과, 놀랍게도 두 번째,

세 번째 그룹 학생들은 “학점이 아슬아슬하게 모자라서 입학이 안 된다” “너는

자질이 안 된다”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진학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도록 좋은 면을 보면서 꿈을 키우려는 심리를 보여 준 결과였다.

그러나 가장 강하게 압박을 받은 네 번째 그룹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미래의 냉혹한 현실을 보도록 강요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 인터뷰를 받기도 전에 이미

꿈을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꿈을 접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다.

캐롤 교수는 “학생의 꿈을 접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냉혹한 현실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나는 학생들의 이런 꿈을 매일 만나지만 그들의 꿈을 함부로

꺾지 않게 조심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꿈에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회인지(Social Cognition)’에 25일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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