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도 편식하면 ‘비만蟲’ 된다
성장 더디고 짝짓기에도 무관심
바퀴벌레도 편식하면 뚱뚱해지고 성장이 더디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세터 대의 파트리샤 무어 교수팀은 암컷 바퀴벌레가 새끼였을 때 무얼
먹느냐에 따라 짝짓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암컷 바퀴벌레의 애벌레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는 단백질인
생선과 탄수화물이 강화된 오트밀 등 양질의 먹이를 균형에 맞게 주고 다른 그룹에는
생선 먹이만 줬다. 두 그룹은 먹이를 먹고 싶은 만큼 충분히 먹게 했다. 즉 먹이의
양은 같게 하되 질만 다르게 하고 애벌레의 성장을 관찰한 것.
애벌레가 마지막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됐을 때 연구진은 바퀴벌레 일부에게 주는
먹이를 바꿨다. 양질의 먹이를 먹었던 바퀴벌레 그룹의 절반은 오트밀 먹이를 주지
않았고 저질의 먹이를 먹던 바퀴벌레 그룹의 절반은 좋은 먹이를 줬다. 바퀴벌레는
△애벌레 때 좋은 먹이를 먹고 성충 때 나쁜 먹이를 먹은 그룹 △애벌레 때 나쁜
먹이를 먹고 성충 때 좋은 먹이를 먹은 그룹 △계속 좋은 먹이 또는 나쁜 먹이만
먹은 그룹으로 재분류됐다.
연구진은 먹이에 변화를 준지 18일이 지난 뒤, 일부 바퀴벌레를 해부했다. 나머지
바퀴벌레는 번식하도록 나눴다.
그랬더니 모든 바퀴벌레의 수명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나쁜 먹이를 먹은 바퀴벌레는
더 뚱뚱하고 성충이 되는데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질의 먹이를 먹은
바퀴벌레는 짝짓기를 덜 했고 새끼도 덜 낳았다.
저질의 먹이는 바퀴벌레 일생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쳤고 나중에 좋은 먹이를 먹었더라도
나쁜 영향은 계속됐다.
무어 교수는 “저질의 먹이를 먹으면 소비하고 남은 지방을 몸에 더 저장하고
나중에 양질의 먹이를 먹더라도 상태가 달라지지 않았다”며 “바퀴벌레 실험에서도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어릴 적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근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 라이브사이언스닷컴 등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