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읽으면 오히려 기 꺾인다?
‘지나친 긍정’ 강요가 읽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만들어
경제난 시대에 더욱 많은 사람이 찾아 읽는 이른바 자기계발서가 오히려 기를
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워털루 대 심리학과의 조안나 우드 교수 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기계발서의
문구 중 하나인 “나는 매력적이다”를 반복적으로 낭독하게 하면서 참가자들의 심리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원래 자신감이 많았던 사람들은 자신감이 약간 상승했지만
자신감이 원래 낮았던 사람들은 문구를 낭독하면서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참가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긍정적 생각과 부정적 생각을 목록으로
작성하라고 시키면서 이들의 심리 변화를 관찰했다. 결과는 역설적이게도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떠올릴 때보다 부정적인 면을 생각할 때 더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주문들,
예컨대 ‘나는 나를 완전히 인정한다’ 같은 문구는 자존심이 낮은 사람에게 오히려
모순되는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이 모순되는 감정이 긍정적 기분을 압도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자기계발서의 필요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원래 자존심이
높은 사람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문구’를 낭독하면 자존심이 아주 조금 올라간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원래 자기계발서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고 ‘아주 조금’ 더 올라간다는
데 큰 의미가 없다. 자기계발서를 찾는 사람은 자존심이 부족할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런 사람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오히려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고 기가 꺾인다니
말이다.
우드 교수는 “긍정적 문구를 되새기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에게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긍정적 사고가 정말 필요한 대다수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