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 먹는 ‘탈크약’ 해외 보낸다?

제약협, 청와대-국회에 청원

석면 탈크(활석)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회수돼 폐기 직전에 있는 1000억 원 상당의

의약품을 아프리카 같은 저개발 국가에 기증하게 해달라는 제약업계의 청원을 놓고

찬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지난달 29일부터

국회 보건복지가족부 소속 의원들을 방문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협회는 ‘탈크 관련 회수 의약품 처리에 관한 청원’ 문서에서 “회수된 석면

탈크 의약품에 대해 국가공인 검증기관 또는 각 제약사의 기준에 따라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품질 기준에 적합하다면 다른 나라에 기증해 인도적 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제약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세금 감면 때문이다. 폐기 처분을 받으면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없지만, 세법상 기증이나 기부로 인정되면 일정 한도 내에서 법인세가 감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러한 요구에 대해 2일 현재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회수 명령 뒤 아직까지 폐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우리가 못 먹는 약을 어떻게 남을 줄 수 있냐”며

“외교적 분쟁 소지뿐 아니라 국가적 신뢰 문제로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한 업계 관계자는 “인체 유해성을 따져볼 때 멀쩡한 의약품을 국민정서를

감안해 회수 조치한 것 아니냐”며 “제약업체의 경제적 손실도 덜어주고 약이 부족한

나라에 기증해 도움도 주면 일거양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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