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뇌중풍 치료 동물실험 성공

중앙대의대 김승업 교수 팀, 뇌중풍 치료 새 길 제시

국내 연구진이 인간 태아의 뇌에서 분리한 신경 줄기세포를 뇌중풍에 걸린 쥐의

뇌에 이식하는 데 성공, 뇌중풍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30일 중앙대 의대 의학연구소 김승업 석좌교수 팀은 쥐의 뇌혈관에 단백질 분해

효소를 주입해 인위적으로 뇌중풍을 일으킨 다음 미리 준비한 인간 신경 줄기세포를

뇌중풍을 일으킨 뇌 부근에 이식해 죽어가던 뇌 신경세포를 재생하키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인간 신경 줄기세포는 김 교수가 캐나다에서 태아의 뇌로부터 분리한 것으로,

운반체 역할을 하는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로 세포증식 유전자를 이들 줄기세포에 도입한

‘불사화(不死化)’ 세포주다. 김 교수는 이 세포주에 대한 국제 특허를 갖고 있다.

줄기세포에 유전자 심어 뇌에 이식

연구진은 이러한 불사화 신경 줄기세포에 글리아세포 유래 신경영양 인자(GDNF)

유전자를 도입해 새로운 세포주를 만들어낸 뒤 뇌중풍에 걸린 쥐의 뇌에 이식해 양호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간 이 GDNF 신경영양 인자는 파킨슨병, 루게릭병, 뇌중풍에 걸린 동물에서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여 환자에 적용하려 했으나 혈액과 뇌 사이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뇌 안에 투입해도 그 생존기간이 짧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GDNF 유전자를 탑재한 신경 줄기세포를 이식해

이들 세포가 뇌중풍 발생 부위로 가 GDNF 신경영양 인자를 산출하고 신경세포를 재생하도록

변화시켰다.

이런 식으로 쥐의 몸 속에 이식된 줄기세포는 신경세포와 그 보조세포인 성상세포로

분화됐으며 뇌중풍으로 죽어가던 신경세포를 재생시켰다. 이에 따라 뇌중풍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던 쥐의 행동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 교수는 “태아 뇌 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신경세포 뇌 이식은 1988년 스웨덴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시작돼 현재까지 300건을 넘었지만 윤리적, 도덕적,

법적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불사화된 인간 신경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은 기존 치료법 이상의 효과를 내면서도 태아 뇌세포를 대체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척추손상, 헌팅톤병, 파킨슨병 등에도 적용

연구진은 척수 손상, 헌팅톤병, 파킨슨병, 소아 라이소좀병의 쥐 모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이는 신경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기존 기술에다가

세포에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결합한 ‘세포 유전자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살 유전자를 넣은 인간 신경 줄기세포를 종양이 생긴 동물의 혈관에

주입하면 이 줄기세포는 종양 부위를 찾아가고, 줄기세포에서 방출되는 항암제(자살

유전자는 종양 부위에서 전구약제를 항암제로 전환시킨다)는 뇌중풍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것이다.

김 교수 팀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시티 오브 호프

메디컬센터의 아부디 교수 팀과 함께 악성 뇌중풍 환자 8명의 대상으로 임상시험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티 오브 호프 메디컬센터는 미국 5대 암 병원 가운데 하나다.

김승업 석좌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6월25일자에 발표됐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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