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공병원에서 임금체불로 폭행사태

강진의료원장 폭행에 병원 노사갈등 심화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가 이달 말을

시한으로 노사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방 병원장과 노조 간부 사이에 폭행 사건이

벌어져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폭행 사건은 지난 6월4일 전남 강진의료원장과 이날 이·취임식을

마친 노조 지부장 등 노조 임원 사이에서 일어났다. 술자리에서 마주친 강진의료원장과

노조 간부들은 임금 체불 등으로 설전을 벌이다가 뺨을 때리는 등 폭행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상황에 대해선 양측의 진술이 엇갈린다. 의료원장 측은 “노조 지부장이

‘직원들 봉급은 안주면서 술판이나 벌이고 있느냐’며 원장에게 담배 갑을 던지고

침을 뱉고 뺨까지 때렸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 측은 “말다툼을 하던 중 강진의료원장이

노조 간부의 뺨을 때리고 술을 얼굴에 끼얹었으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폭행 사건 뒤 의료원장은 노조 간부를 명예훼손죄, 모욕죄, 폭행죄 등으로 고소했으며

노조 측도 맞고소를 해 현재 경찰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이번

폭행 사건은 병원 경영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보건의료노조가 주요 일간지와 전문지에 일주일 동안 사과문을 게재하고 폭행 당사자의

노사 교섭위원 자격 박탈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현재 진행 중인 산별교섭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폭행을 당한 것은 우리 쪽인데 사용자협의회가 폭행 사건을

이유로 노사 교섭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것은 노사관계의 파국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노조가 7월1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사용자 측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하며 교섭 전면거부를 선언한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진의료원 경영난 따른 임금 체불이 직접적 원인

이번 폭행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강진의료원이 최근 9개월간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점점 심해지는 지방 병원의 경영난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강진의료원은 정부가 지정한 공공의료 기관이지만 정부에서 경영 지원은 하지

않기 때문에 운영 자금은 의료원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노조 측은 “강진의료원의 경영난은 이동한 의료원장이 임명된 뒤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지난 9개월간 강진의료원의 전 직원이 급여의 30%~50% 등 일정치 않은

급여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강진의료원 관계자 역시 “경영난이 지속돼 도청에도

예산 지원을 몇 번 요청했지만 임금 체불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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