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호흡기 과잉진료” 손배소 추가
가족측, “4천만원 더 배상해야” 원인변경서 25일 제출 예정
국내 첫 존엄사가 집행된 뒤에도 김 할머니(77)가 자발호흡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 측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불필요한 인공호흡기를 계속 부착하는
등 과잉 진료를 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액을 기존의 6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손해배상 청구 원인 변경서를 25일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병원과 가족
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가족 측 법정대리인 신현호 변호사는 24일 “내일(25일) 오전 10시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과잉 진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취지 및 청구 원인 변경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김 할머니가 폐암 조직 검사를 받는 중 폐혈관 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의료 과실을 물어 6000여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한 데 이어 인공호흡기로
과잉진료를 했다는 이유로 4000여만 원의 위자료를 추가로 청구하겠다는 의미다.
신 변호사는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손해배상 청구에 사유를
추가해 위자료를 더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할머니가 호흡기를 뗀 지 이틀이 지나도 안정적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1년 4개월 동안 불필요하게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과잉진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조사 중 출혈로 쇼크가 일어난 뒤 1~2달 정도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후 자발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는데도
인공호흡기를 병원 측이 계속 부착했다는 주장이다.
신 변호사는 “오늘 병원 측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인공호흡기를 떼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내용을 우리 쪽에 설명해 준 적도
없고, 시도를 했다면 진료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박무석 주치의는 기자회견에서 “인공호흡기를 떼 보려고 인공호흡기의 작동
수치를 낮추면서 호흡 상태를 살폈지만 이내 위험 경보음이 울려 호흡기를 떼어 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현호 변호사는 25일 청구할 위자료 추가 액수에 대해 “인공호흡기 적용 때문에
진료비는 진료비대로 늘어났고, 할머니는 호흡기 때문에 이가 빠지고 입술이 늘어나는
등 말 못할 고생을 겪어 왔다”며 “가족들도 중환자실에 있는 할머니와 마음대로
면회도 못하며 생이별을 해 왔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