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 자주 하면 피부 늙는다
피부온도 40도 이상 올라가면 노화 촉진돼
5월의 자외선에 눈살과 함께 피부도 찌푸려진다는 사실이 제시됐다. 피부 온도가
섭씨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피부 노화가 촉진돼 쉽게 쭈글쭈글해진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최근 펴낸 ‘늙지 않는 피부, 젊어지는 피부(하누리
펴냄)’에서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일어나는 노화 현상을 자세히 소개했다. 실내에
있으면 피부 온도는 31도 정도가 보통이다. 그러나 여름철 직사광선 아래 나서면
피부 온도는 15분 안에 40도 이상으로 급히 올라갈 수 있다.
정 교수는 ‘열 피부 노화’라는 개념을 들어 피부 온도 증가와 노화 현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여름철 햇빛을 받으면 피부 온도는 42도 까지도 올라간다. 이렇게
피부온도가 40도를 넘으면 피부에 여러 가지 생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열 받으면 늘어나는 피부 노화 물질들
피부 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한 뒤 열 자극을 주는 실험을 해 보니 피부 온도가
41도를 넘으면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가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도
MMP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41도 이상의 열은 MMP를 도와주는 ERK, JNK,
cJUN 등 물질의 양을 늘린다. 이들 물질은 자외선을 쬘 경우에도 늘어난다.
결국 피부 온도를 뜨겁게 만드는 것은 뙤약볕에 나가 맨살에 자외선을 쬐는 것과
비슷한 피부 노화 효과를 유발한다는 결론이다.
열을 받아 이렇게 증가된 MMP 효소와 그 ‘지원 물질’들은 피부를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 탄력 섬유 등을 분해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런 열 자극이 반복되면 햇볕을
오래 쬔 사람처럼 피부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평생 빵을 구운 사람 팔에는 주름이 많고 피부가 더 늙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는
뜨거운 오븐 속에 팔을 자주 넣었다 뺐다 하기 때문이다. 또 뜨겁게 녹인 유리물을
입으로 불어 유리병 등을 만드는 사람 얼굴에서도 심한 노화 현상이 쉽게 관찰된다.
뜨거운 열 자극 때문이다.
정 교수는 “지나친 열 자극은 피부 노화를 일으킨다”며 “열은 자외선에 의한
노화 현상을 더 악화시키고 자연 노화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42~45도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것을 즐긴다. 또 찜질방도
큰 인기다. 찜질을 하고 있는 사람의 피부 온도를 측정해 보면 40~42도를 쉽게 넘어간다.
피부과에서 섭씨 50도 정도의 열을 이용해 주름을 펴 주는 써마지(thermage) 요법은
그 개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50도 정도의 높은 열로 피부에 경미한 손상을 주면
피부세포가 이 손상을 치유하기 위해 더 많은 콜라겐을 합성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
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