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자세 자주 바꿔줘야 머리모양 좋아
쏠린머리증은 자는 자세와 상관없어
아기 머리 모양이 찌그러지는 쏠린머리증은 엎드려 자거나 잘 때 자주 자세를
바꿔 준 아기에게 적은 반면, 똑바로 누워서 잔 아기에게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브라운대학 의대 알버트 오 교수 팀은 아기 4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쏠린머리증은 출생 뒤 아기가 자는 자세에 영향 받기 보다는 자궁 내에서의 조건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조산아일수록, 그리고 남자 아기일수록, 그리고 한 번에 여러 아기를
낳을수록 쏠린머리증 정도가 높다고 밝혔다. 쏠린머리증이 이처럼 출산 전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지만, 태어난 뒤 아기가 자는 자세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엎드려 자거나 잘 때 자세를 자주 바꿔 준 아기는 머리가 덜 납작했다”며
“반면 똑바로 누워 잔 아이에게서는 쏠린머리증에 더 많이 나타났지만, 아기의 자는
자세가 쏠린머리증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영유아의 돌연사를 막기 위해 아기를 똑바로 눕혀
재우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그 뒤부터 쏠린머리증도 증가해 현재 미국 신생아 6명
중 1명꼴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따라 아기를 재우는 방법이 쏠린머리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 이번 연구는 재우는 방법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앙대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이 연구에서 말하는 쏠린머리증은
한국에서는 흔히 나타나는 증세는 아니다”며 “아기 때 눕는 자세가 머리 모양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아기는 1년 동안 12cm정도 머리가 커진다”며 “이 시기에
머리 모양도 형성되므로 부모가 잘 지켜보고 너무 오랫동안 반듯이 눕혀만 놓는다든지,
엎드려 눕힌다든지 하지 않도록 골고루 자세를 바꿔 주는 좋다”고 말했다.
특히 엎드려 재우는 것이 영유아 돌연사 증후군의 한 요인으로 지적돼 있는 만큼
엎드려 재울 때에는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중요하다.
알버트 오 박사의 연구 결과는 ‘두개안면 외과 저널(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 3월호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웹진 헬스데이 등이 2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