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술 마시면, 관객도 마신다
술 마시는 영화 보면 술소비 2배로 늘어
TV 광고, 영화에 음주 장면이 나오면 관객이나 시청자는 바로 술병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나이메헨 라드바우드대학 행동과학연구소 루트거 엥겔스 교수 팀과 캐나다
연구진은 18~29세 남자 대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술 장면이 많은 영화와 술 광고가
술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20명씩 4개 조로 나누어 △1조는 음주 장면이 많은 영화 ‘아메리칸
파이’를 술 광고까지 삽입해 보게 했다. 이 영화에는 음주 장면이 18번, 취한 장면이
23번이나 나온다. △2조는 ‘아메리칸 파이’를 술 광고가 아닌 일반 광고와 함께
봤다.
△3조는 음주 장면이 적은 ‘40 데이즈 40 나이트(40 Days and 40 Nights)’를
술 광고와 함께 봤다. 이 영화에는 음주 장면이 3번, 취한 장면이 15번 나온다. △4조는
‘40데이즈 40 나이트’를 일반 광고와 함께 봤다.
실험 참여자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친구들과 TV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연구진은
‘홈 시네마’가 설치된 방에서 영화를 보게 했고, 방 안 냉장고에는 술과 음료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영화 감상이 끝난 뒤 학생들이 마신 술의 양을 계산하니, 음주 장면이 많은 영화와
술 광고를 본 학생들은 200ml 들이 술을 1인당 평균 3병 정도 마셨다. 반면 음주
장면이 적은 영화와 일반 광고를 본 학생들은 평균 1.5병을 마셨다. 술을 마시지
않은 학생은 없었다.
TV속 술 장면, 음주 욕구까지 부추겨
엥겔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TV 속 술 장면이 시청자들을 술 마시게 한다는 효과를
보여주는 첫 실험”이라며 “영화나 광고 속 음주 장면은 즉각적인 음주 유발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술과 알코올중독(Alcohol and Alcoholism)’ 온라인판
4일자에 게재됐으며, 영국 방송 BBC 온라인 판,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