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 박테리아가 자궁으로→조산 위험↑
버지엘라 균이 주범…자궁 면역반응 유발
임부의 입안에 특정 세균이 있다면 이 세균이 자궁으로 흘러들어가 조산 위험을
80%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대 와이핑 한 박사 팀과 예일대 연구진이 입안이 버지엘라(Bergeyella)에
감염된 쥐를 통해 이 박테리아가 조산을 일으키는 요인임을 발견하고, 실제 임부에게도
위험을 일으키는지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산 위험을 높이는 이 박테리아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중합효소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했다. PCR은 소량의 특정 DNA을 시험관 내에서
대량으로 증폭해 매우 작은 유전물질을 수십억 배의 양으로 확대시키는 기술로 박테리아의
모양이나 크기 등을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연구진은 PCR을 통해 버지엘라 박테리아
뿐 아니라 10, 11개의 새 균주에 포함된 DNA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여성 46명의 양수를 검출해 잠재적 임신 위험성 여부를 판단했다.
이중 21명이 32주 이하 된 조산아를 출산했는데 이들 중 19명은 박테리아 감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연구진에 따르면 버지엘라 박테리아가 충치나 다른 입안 상처를 통해 피 속으로
유입돼 피 속을 돌아다니다 자궁까지 들어가게 된다. 이후 자궁 내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자궁에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산모의 출산을 예정보다 빠르게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
한 박사는 “출산일이 다가 오지 않았는데도 조기 진통을 느끼는 산모는 이미
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잘 닦아서 치아 위생을 유지하고,
박테리아를 없애는 항생제 처방을 통해 조산 위험을 증가시키는 박테리아의 생성을
막는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조산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도 추가로 연구해서 조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며 “현재는 박테리아를 없애는 항생제를 개발해 실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입안에 살고 있는 1,500여 종의 박테리아 종류를 목록으로 만들고 있는 미국 포사이트
연구소의 프로이드 듀허스트 박사는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매우 흥미로우며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성들은 입안을 청결히 하고, 구강건강을 유지해야하며 치주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에 모두 치료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임상 미생물학 저널 (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세계적인 과학채널 디스커버리, 미국방송 msnbc
등의 인터넷 판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