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조기 완공과 지역 병·의원 생존
부산 등 동남권 뿐만 아니라 전남, 전북 등 서남권 지역의 병·의원들도
고속철도에 따른 환자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5+2 광역경제권 구상에 대한 호남권의 반발이 큰 상황인데다 정부 차원에서 호남
배려에 대한 진정성 확보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2012년까지 호남고속철도를
조기 완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정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와 청와대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호남고속철도 조기 완공을 두고 고심 중이다. 특히 국토부는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수정안에 대해 구랍 31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초 국토부는 국정감사 등에서 지난해 월말까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수정안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악화 대책 마련과 호남고속철도 조기 완공을
위한 재정, 기술, 환경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기본계획 수정안 발표는 연말을
넘기게 됐다.
국토부가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수정안을 청와대에 보고, 최종안은 늦어도 이달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까지 광주 및 호남지역 의료기관 환자들의 서울행은 비교적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KTX 이용이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만큼 편리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4년 후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호남지역 지역암센터 지정 이후 전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 두 곳 지역암센터에서
치료받는 암환자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전북대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03년 실인원으로
5602명에서 지난해 9393명으로 5년 만에 3791명(67.6%)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03년
5602명, 2004년 6721명, 2005년 6999명, 2006년 8303명, 2007년 9393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형태를 보였다.
전북대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은 환자수도 늘었다. 지난 2003년 1225명에 불과했던
암수술환자가 2007년에는 1974명으로 749명(61.1%)이 증가했다.
국내 유일한 군 단위 지역에 위치한 대학병원인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개원 4년여
만인 현재 1일 평균 1700명의 외래 및 500여 명의 입원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606병상의
병상 이용률이 90%가 넘고 한 달 평균 600여 건의 수술을 수행 중이다.
특히 암으로 인한 진단과 치료를 받거나, 단순한 이유로 전남대병원에 입원했던
암환자 수는 2000년 1836명(29.5%)이었으나 2005년에는 4761명(62.6%)에 달해 높은
신장율을 보였다.
이 지역 암센터의 한 관계자는 “서울지역 의료기관의 암센터 대형화, 고속철도
완공 등과 맞물려 환자유출은 어느 정도 예견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사장비의 질 향상, 우수 의료진 확보 등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그 시기에는 오히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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