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심장내과 “송명근 수술법 부작용” 해외논문
"환자 5명에 부작용 9건 발생해 재수술”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수술법(CARVAR)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외 학술지가 이 수술법의 부작용 사례를 밝힌
국내 연구진의 논문을 게재하기로 확정했다.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한성우 교수 팀이 작성한 논문 ‘대동맥 판막성형술(CARVAR)
이후 관상동맥 입구의 인위적 협착(Iatrogenic coronary ostial stenosis after aortic
valvuloplasty)'은 지난 10월 유럽흉부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에 제출됐으며, 10월22일 게재가 승인됐다. 한 교수는 2009년 1월쯤 이 논문이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학술지는 송 교수가 개발한 CARVAR 수술법에 대한 논문을 지난 2006년 게재한
바 있다. 똑 같은 학회지가 2년 만에 이번에는 송 교수 수술법의 부작용 사례를,
그것도 송 교수와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작성한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다.
이 논문은 송 교수가 수술한 환자 5명에게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 9건을 보고했다.
9건의 내용은 관상동맥 협착 5건, 대동맥판 역류 3건, 심내막염 1건 등이었다.
환자별로는 59세 남자 환자의 경우 CARVAR 수술을 받은 뒤 두 달 만에 관상동맥
협착, 대동맥판 역류, 심내막염이 모두 발생해 CARVAR 수술 때 집어넣은 특수 링을
모두 제거하고 전통적 수술법인 대동맥 판막 치환 수술과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다시
받아야 했다.
64세 남자 환자는 관상동맥 협착과 대동맥판 역류가 발생해 송 교수에게 수술
받은 지 6개월 만에 관상동맥 우회 수술과 대동맥 판막 치환 수술을 받았다.
61세 남자 환자 역시 수술 3개월 만에 관상동맥 협착과 대동맥판 역류가 발생해
관상동맥 우회 수술은 물론 CARVAR 수술을 다시 받았다.<표 참조>
그동안 학회는 "CARVAR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공개 자료가 없어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송 교수는 "CARVAR는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건국대병원 심장내과의 논문은 송 교수로부터 CARVAR 수술을 받은
뒤 2~6개월 만에 1~3개까지 부작용이 나타나 기존에 확립된 수술법으로 다시 수술을
받아야 했던 환자 사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앞으로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들 환자에게서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 그 동안 송 교수는 “심정지액 주입관(폴리스탄)이라는
수술 기구의 잘못에 의한 것이며, CARVAR 수술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논문은 “혈관 안쪽에서 작동하는 폴리스탄에 의한 부작용이었다면 혈관
안쪽에서 문제가 생겨야 하는데, 혈관 초음파로 확인한 결과 혈관 바깥쪽의 섬유화로
인해 혈관 밖에서부터 안쪽으로 혈관이 압력을 받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이는
CARVAR 수술 때 사용하는 특수 고리에 대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생기는 압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 팀은 논문의 결론으로 “CARVAR 수술로 인해 관상동맥에 협착이 일어났고
이는 CARVAR 수술에 사용되는 고리로 인한 염증 반응일 수 있다"며 "CARVAR
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 “국익 해치는 행위” vs 학계 “논문으로 말하라”
송 교수는 이에 대해 "나라 안에서는 싸워도 국익을 위해 외부서는 자제해야
하는데 근거도 없이 사실인 양 외국 학회지에 발표해 깎아내리는 작태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31일 그동안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 인터넷 의료전문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매체는 또한 송 교수가 “심장 내과가 CARVAR 수술의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서
주장하는 것” “아무리 내가 밉다고 해도 같은 병원 사람들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의 책임 저자인 건국대 심장내과 유규형 교수는 “이번 논문은 순수한
학문적인 접근이었다”면서 “폴리스탄에 의한 부작용이 맞다면 송 교수는 그 증거를
발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보고한 것이고
이것을 논문 심사위원들이 받아들인 것인데 이것마저 부정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모른 척 한다고 숨기다 나중에 외국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