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심한 사람은 유전자 탓?
MAOA 변종 유전자 가진 사람, 음주 뒤 폭력적
술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은 유전자가 보통 사람과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로페 티카넨 박사는 1990~98년 사이 음주 뒤 폭력 전과를
가진 남성 174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정신 능력, 알코올 소비량, 폭력성, 유전자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대부분에서 MAOA라고 불리는 유전자 부분이 매우 활성화된 상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티카넨 박사는 MAOA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호르몬이 높은 혈중
알코올과 섞이면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부시면서 폭력적
행동이 유발되기 쉽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활발한 MAOA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이 과음하면 쉽게 충동적 폭력에 휘말린다”며
“활발한 MAOA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유전자 조사로 미리 알아내 술을 덜 마시도록
교육하거나, 이들에게 감정과 관계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이는 등의
치료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활발한 MAOA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폭력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티카넨 박사가 조사한 ‘음주 뒤 폭력 전과자’들
대부분은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일부는 보통 사람의 연간
음주량의 10배나 되는 순수 알코올 100kg을 매년 입 안에 털어 넣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연구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영국 왕립 의사협회 회장이자 알코올
건강연맹 회장인 이언 길모어 박사는 “아무리 유전자 변형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음을
하지 않으면 폭력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음주
뒤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보다는 전반적으로 술 소비를 줄이도록
교육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 중독: 임상 실험 연구(Alcoh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내년 3월 게재될 예정이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온라인 판, 미국
의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