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어린이에 발암물질 1.28배
태운 고기 자주 먹는 어린이도 발암물질 많아
가정에서 부모가 담배를 피우거나 구운 고기 위주로 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몸
안에 발암물질의 농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와 한양대 의대 이경호 교수는 11~14세
국내 어린이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여러 조건에 따라 체내 발암물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했다.
연구진은 간접흡연 노출 정도, 구운 고기 섭취 정도, 살고 있는 지역 등의 차이에
따라 발암성 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류(PAHs)'의 농도가 얼마나 다른지 네덜란드
우트레히트 대학과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에 소변검사 분석을 의뢰해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했다.
그 결과 몸 안의 PAH 농도를 알 수 있는 대사물질 ‘1-OHPG’의 농도는 어린이가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될수록, 석쇠에 구운 생선이나 조개, 고기 등을 많이 섭취할수록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연기에 하루에 3회 이상 노출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발암물질
농도가 28% 더 높았고, 석쇠에 태운 생선이나 조개류를 일주일에 3회 이상 먹은 어린이도
발암물질 농도가 22% 더 높았다.
한편 상업 지역에 살고 있는 어린이 역시 산업 지역이나 주거 지역에 사는 어린이보다
발암물질 농도가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교대상 수가 9명으로 굉장히 적기 때문에 이 결과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지만 상업 지역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교통량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 상 대기 오염이 심한 곳에 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강대희 교수는 “아직 국제적으로 PAH가 몸에 어느 정도 쌓였을 때 위험한지 명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 기준을 정하기 위해 이번 연구처럼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국제 직업환경 보건학회지(International Archive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