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육군 상병 아버지에 간기증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두고 간암과 간경화 증상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현역 육군사병으로 군복무중인 아들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 이식수술을 받게 되어 요즘 젊은 병사들의 경우 나약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일부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이석구(李奭九))는 9월 30일 오전 7시, 간암과 간경화 증상으로 투병중인 아버지 이현우氏(52세)에게 현역 군인(육군 상병)인 아들 이상민氏(25세)의 간 일부를 떼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9일(월)오후밝혔다.
이현우氏는 지난 2000년 건강검진 중 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 2006년 간암 재발판정을 받으면서 이후 간경화로까지 증상이 악화되어 결국 간이식수술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료진들로부터의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게 됐다.
법무사로서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이현우氏는 가정에서도 늘 믿음직한 남편이자 다정다감한 아버지로 가족들을 지켜주던 버팀목이었다. 현역 군인으로 복무중인 상민氏에게는 국방 의무에 버금가는 것이 아버지의 건강이기에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겠다고 밝히고, 해당 부대의 승인하에 간 기증 수술에 필요한 제반 검사를 받게 됐다.
가족 모두의 간절한 바람 덕분이었는지 간 기증 적합 판정이 내려져 마침내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李奭九)․조재원(趙梓元)교수팀의 집도로 이상민氏의 간 66%를 떼어내 아버지 이현우氏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수술을 받게 됐다.(이식수술시간 : 기증자 4~6시간, 수혜자 10~12시간)
아들과 함께 같은 병실에 입원하여 수술을 하루 앞두고 있는 이현우氏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짐이 된 것 같다"며 애써 눈물을 참으며 "빨리 건강하게 퇴원해서 가족들에게 예전과 같이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좋은 가장(家長)이 되겠다"며 부인과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아들 이상민氏도 "아버지께 가족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아버지는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분이잖아요“ 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한편 장기이식수술 후 기증자인 아들 이상민氏는 2주일 정도, 수혜자인 아버지 이현우氏는 3~4주 정도 입원후 퇴원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은 뇌사자 전간이식 183件과 생체 부분간이식 603件 등 총 786件의 간이식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다.(2008년 9월말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