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뇌 쪼그라들어 기억력 사고력 감퇴
적게 마셔도 안 마시는 사람보다 더 빨리 뇌부피 줄어
하루에 2잔 이상 술을 마시면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뇌의 부피가 25%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웰슬리대학의 캐롤 앤 파울 박사팀은 2년 동안 평균 나이 60세인
남녀 1839명의 음주량, 뇌 부피, 체질량지수(BMI), 혈압 등을 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의사협회지(JAMA) 자매 학술지인 ‘신경과학 기록(Archives
of Neurology)’ 10월호에 발표했다.
미국 의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온라인판 등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파울 박사팀은 연구 대상자들을 주량에 따라 일주일에 맥주나
와인을 1~7잔 마시는 그룹, 8~14잔 마시는 그룹, 14잔 이상 마시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 38%와 여성 44%가 술을 적게 마시는 그룹에 속했다.
연구팀이 주량과 뇌 부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술을 적게 마시든 많이 마시든
상관 없이 술을 마신 사람이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뇌 부피가 줄어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10년 당 1.9%씩 뇌 부피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은 뇌 부피 감소 속도가 이보다 더 빨랐다.
특히 일주일에 14잔 이상씩 과음하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뇌 부피가
4분의 1 가량 줄어들었다.
술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이 마셨지만 술로 인한 뇌 부피 감소는 남녀에게 똑같이
나타났다.
파울 박사는 “여성은 남성보다 술에 취약한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에 음주량에
상관없이 뇌 부피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며 “뇌의 볼륨이 줄어들면 치매 위험이
높고 사고력, 기억력 등이 떨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연구 결과에서는 적당히 술을 마시면 뇌에 혈액이 잘 공급돼 심장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낮춘다고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적은 양의 알코올이라도
뇌의 볼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