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불면의 밤’ 줄이려면?

美60대 절반 불면증...낮운동 햇볕쬐기 도움

노후 ‘불면의 밤’ 줄이려면?주변 어르신들을 보면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는데도 새벽 3~4시 쯤이면 일어나 아침을 빨리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정말 잠이 적어지는 것일까? 이유는 뭘까?

미국수면의학회(AASM,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 게재된 최근 논문에 따르면, 60대 노인의 절반은 불면증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노인들은 불면증 이외에도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 Obstructive sleep apnea),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적 사지운동장애 등으로  밤 잠을 이루는데 방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성인 40%이상 특히 나이 든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하지불안증후군은 80세 이상의 노인 20%에서 나타난다. 다리가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불편한 증세를 보인다. 주기적 사지운동장애는 잠자는 동안 20~40초 발길질을 하는 수면장애로 노인의 40% 정도에서 증상을

보인다.

미국 의학웹진 헬스데이가 27일자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은 노인들에게 비만, 심혈관질환, 당뇨병과 같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충분히 잠을 자지 못 하는 어른들은 더 우울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고, 집중과 기억력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지나치게 낮잠이 많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종합임상연구소와 수면연구소의 이사인 앙코리 이스라엘 박사는 “젊을 때 잠을 자는 시간만큼 나이가 들어서도 그만큼의 밤잠을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만큼의 잠을 잘 수 있는 ‘능력’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앙코리 박사는 “수면 패턴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하며, 노인이 매일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은 노화현상 외에도 개인이 앓고 있는 질병, 질병 치료를 위해 복용해야 하는 약물, 생물학적 시계의 변화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수면의학회 박두흠

홍보이사(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인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잠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뇌와 관련된 근거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수면 단계는 총 4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1, 2단계 수면은 얕은 수면 단계이고, 3, 4단계 수면은 깊은 수면 단계이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깊은 수면(비신속안구운동 수면단계) 비율이 매우 적어지고 잠을 설치는 느낌의 1, 2단계 얕은 수면 비율이 많아진다. 낮에 꾸벅꾸벅 조는 노인들이 많은 이유도 생리적인 노화에 의해 밤에 충분히 자지 못 하고 휴식이 이뤄지지 못 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뇌기능의 노화, 수면각성주기 변화 등으로 인해 수면 자체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면증, 폐쇄성호흡수면장애,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도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잠을 충분하게 자지 못 한다고 해서 병적인 것은 아니며 나이가 들어도 젊을 때만큼 잠을 잘 자는 노인들도 많다. 그는 “낮 동안 적당한 운동을 하고, 햇볕을 쬐는 등 생활습관의 변화는 밤에 잠을 자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인이 밤에 잠을 더 잘 자는 방법

△ 하루의 잠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침대는 잠을 자기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 잠을 방해하는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금해야 한다.

△ 낮잠은 가급적이면 피하되, 필요한 때에는 1시간 이하로 하고, 오후 3시 이후엔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 잠을 자기에 앞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몇 분 동안 독서를 하면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

△ 걱정을 없애야 한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은 쉬기 위한 시간이다. 하루 동안의 스트레스를 되새길 필요가 없다.

△ 침대를 어둡고, 조용하고, 조금 시원하게 유지해야 한다.

△ 만약 그래도 잠을 잘 수 없다면 침실을 나와서 조용히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곤함을 느낄 때 다시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출처: 미국수면의학회]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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