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식이요법 잘 안 지켜
저염·저지방식 중요하나 입맛 바꾸기 쉽지 않아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중요한 식이요법을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시피 주 해티스버그 클리닉의 필립 멜렌 박사팀은 고혈압 환자가 식이요법을
어느 정도 지키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고혈압 환자의 19.4%만 제대로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 의사협회지(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하나인 내과 학술지 ‘내과 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1997년 미국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에 의해 발행된 고혈압 방지를 위한 식이접근법(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저지방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 방지를 위한 식이접근법은 고혈압 환자가 지켜야 할 식이요법을
제시한 가이드라인이다.
보통 고혈압 진단을 받게 되면 의사는 환자에게 식생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고혈압으로
인해 올 수 있는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예방하도록 유도한다.
연구팀은 미국 질병 단속 및 예방센터에서 1988~1994년, 1999~2004년 실시해 발표한
3차,4차 국가 건강 영양 조사 보고서에서 20세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여건, 식습관, 혈압, 고혈압 진단 여부 등을 분석했다.
식이요법을 지키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방지를 위한 식이접근법(DASH)을
사용했다. 식이접근법 준수 정도를 0~9점으로 나누어 4.5이상이면 식이요법을 잘
지킨 것으로 간주해 보았다.
식습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고혈압 방지를 위한 식이접근법에서 제시하는
고혈압 환자가 조심해야 할 지방, 포화지방, 단백질, 섬유질, 콜레스테롤,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여덟 가지의 섭취 정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1999~2004년 조사된 사람 중 28%에 해당하는 4386명이 고혈압 환자였는데
이들의 식이요법 준수 수치는 2.92로 평균 수치인 4.5보다 1.5 가량 낮게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 환자가 아닌 사람들의 평균인 3.12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멜렌 박사는 “나이가 어리거나 비만인 고혈압 환자들이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식이요법을 잘 따르지 않았다”며 “젊거나 비만인 사람들은 고혈압 환자를 위한
식이요법을 따르기 보단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저염, 저지방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입맛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당장 싱겁게 먹는 것이 어렵다면 국물 음식을 먹을 때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조리할 때 소금으로 간하기 보다는 음식을 먹을 때 간장을 찍어 먹는 방법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 혈압자도 소금을 적게 먹으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