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살해당한 간호사 산재
청주지법 "업무 수행이 원인인 만큼 인과관계 충분"
야간 당직근무 중 사적인 감정을 가진 퇴원환자에게 살해당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행정부는 입원 당시 연정을 품었던 환자(이 모씨)에게 자신의 딸(병원
간호사 A씨)이 살해 당해했다며 A씨의 모친이 낸 소송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이 모씨는 입원 시 자신에게 친절했던 간호사 A씨에게 퇴원 뒤 교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 병원을 찾아가 야간 당직근무를 하던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에 A 씨의 모친인 박 모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사적감정인의해 발생한 것으로 업무와 관련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박 씨는 '딸이 경비가 허술한 사업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 변을 당했고 설사
퇴원환자가 딸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환자의 일방적인 감정에 불과하므로
딸의 재해는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해 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가 상대방을 자극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지만
직장내에서의 인간관계 혹은 직무로 인한 위험이 재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여질
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며 "'피고(공단)는 원고에게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또한 "피해자가 간호사로서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환자를 돌보는 등 간호업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었고 이 씨가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연모했을 뿐 피해자가 이 씨를
자극하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의 경비가 허술해 당직근무자가 외부인의 침입에 의한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부언했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1-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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